입력 : 2025.09.26 06:00
대단지 전세 매물 0~5건에 불과
서울 전세금 34주 연속 상승
부동산 정책, 매물 잠김 불러
[땅집고]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위치한 ‘옥수 삼성’ 아파트. 1999년 준공해 입주 27년차를 맞은 1114가구 규모 아파트다. 초·중학교를 끼고 있는 뛰어난 입지 덕분에 전월세 수요가 꾸준하지만, 현재 전세 매물은 전용 114㎡ 두 건에 불과하다.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84㎡는 사실상 매물이 ‘실종’했다. 이달 전용 84㎡ 전월세 거래 3건도 모두 기존 세입자가 계약을 갱신한 사례다. 단지 주변 전세금 시세가 급격히 오르면서 세입자들이 거주지를 옮기지 않고 2년 계약을 연장하면서 시장에 나오는 전월세 매물이 없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세입자가 집을 사서 나가지 않는 이상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은 이처럼 ‘금(金) 전세’라 불릴 만큼 매물이 희소하다.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이 사라지면서 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6·27 대출 규제 여파에다 가을 이사철 수요까지 맞물린 결과다.
서울 전세금 34주 연속 상승
부동산 정책, 매물 잠김 불러
[땅집고]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위치한 ‘옥수 삼성’ 아파트. 1999년 준공해 입주 27년차를 맞은 1114가구 규모 아파트다. 초·중학교를 끼고 있는 뛰어난 입지 덕분에 전월세 수요가 꾸준하지만, 현재 전세 매물은 전용 114㎡ 두 건에 불과하다.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84㎡는 사실상 매물이 ‘실종’했다. 이달 전용 84㎡ 전월세 거래 3건도 모두 기존 세입자가 계약을 갱신한 사례다. 단지 주변 전세금 시세가 급격히 오르면서 세입자들이 거주지를 옮기지 않고 2년 계약을 연장하면서 시장에 나오는 전월세 매물이 없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세입자가 집을 사서 나가지 않는 이상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은 이처럼 ‘금(金) 전세’라 불릴 만큼 매물이 희소하다.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이 사라지면서 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6·27 대출 규제 여파에다 가을 이사철 수요까지 맞물린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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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911건으로 6개월 전인 3월(2만8327건)과 비교하면 15.6% 감소했다. 6.27 대출규제 직전(2만4986건)에 비하면 4.4%인 1075건 줄었다.
서울 전역에서 비슷한 상황이다. 입주 25년차 동대문구 이문동 쌍용아파트(1318가구)는 전세 매물이 2건뿐이고, 5년 차 단지인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SK뷰아이파크’(1305가구)도 매물이 5건에 불과하다. 중랑구 신내동 ‘신내우디안1단지’(1402가구)는 단 한 건도 없다. 동대문구 한 공인중개사는 “그나마 융자 낀 전세 매물이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전세 사고 등 여파로 전월세 수요자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며 “입주자가 지방 발령나서 계약 중간에 나오는 불가피한 상황 아닌 이상은 웬만해서 전세 매물이 안나온다”고 했다.
신축 아파트 사정도 다르지 않다.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지난 6월 초까지만 해도 254건이던 전세 매물이 최근 9건만 남았다. 입주 초 잔금을 치르기 위해 나온 전세 물량이 순식간에 소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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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부족은 전세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34주 연속 오름세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 자료를 보면 7~8월 거래된 서울 전용 84㎡ 아파트 평균 전세보증금은 7억1206만원으로, 2분기(6억8036만원)보다 4.7%(약 3000만원) 상승했다. 현 추세라면 2년 뒤 세입자들은 최소 2억4000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매물 감소를 부추겼다고 지적한다. 6·27 대출 규제로 갭투자가 막혀 전세 물건 잠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게다가 9·7 대책으로 전국 1주택 소유주가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 한도가 기존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줄어든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전세 대출 2억원 제한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며 “서울 전세금이 대부분 이를 초과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전세 공급이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양승우 서울시립대 교수는 “9·7 공급 대책이 매매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시그널을 주면서 매매·전월세 시장 전반의 불안을 야기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youi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