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9.26 06:00
그늘집 대기만 50분 하세월
코스 설계·부실한 서비스 논란
주변 인프라 시설 텅텅
[땅집고] 50대 중소기업 대표 김모씨. 그는 지난 20일 오후 인천 영종도 베르힐컨트리클럽(CC) 영종에서 골프 라운드를 끝낸 뒤 “비싼 돈 내고 뭣 하러 골프를 쳤는지 모르겠다”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라운드 도중 뒤팀에서 때린 공에 머리를 맞을 뻔했고, 그늘집에서는 후반 9홀 플레이를 위해 50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김씨는 “화장실에 들렀다가 3분 늦게 나왔더니 캐디가 눈치를 줬다”며 “손님은 50분이나 기다렸는데, 정작 캐디가 눈치를 주더라”고 했다. 같은 날 오전 라운드를 진행한 팀들도 전반 9홀을 끝나고 대기 시간만 40분이 넘었다. 그늘집 평균 대기 시간은 15~20분이다.
코스 설계·부실한 서비스 논란
주변 인프라 시설 텅텅
[땅집고] 50대 중소기업 대표 김모씨. 그는 지난 20일 오후 인천 영종도 베르힐컨트리클럽(CC) 영종에서 골프 라운드를 끝낸 뒤 “비싼 돈 내고 뭣 하러 골프를 쳤는지 모르겠다”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라운드 도중 뒤팀에서 때린 공에 머리를 맞을 뻔했고, 그늘집에서는 후반 9홀 플레이를 위해 50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김씨는 “화장실에 들렀다가 3분 늦게 나왔더니 캐디가 눈치를 줬다”며 “손님은 50분이나 기다렸는데, 정작 캐디가 눈치를 주더라”고 했다. 같은 날 오전 라운드를 진행한 팀들도 전반 9홀을 끝나고 대기 시간만 40분이 넘었다. 그늘집 평균 대기 시간은 15~20분이다.
베르힐CC 영종은 대성건설이 운영하는 대중제 골프장이다. 총 36홀로 올 6월 문을 열었다. 주말 그린피만 20만원 후반대에 달하지만 개정 석달도 안돼 부실한 코스 관리와 미숙한 운영, 위험천만한 코스 설계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개장 직후부터 온라인 후기에서 “클럽하우스는 화려하지만 코스 설계가 엉성해 사고가 나기 딱 좋다”, “조경이 앙상하고 돈을 안 쓴 티가 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골프장은 영종도에 위치한 클럽72 골프장의 일부 수요를 흡수해 빠르게 자리를 잡는 듯했지만, 이용객 불만이 누적되면서 향후 이미지 관리가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실제 라운드를 다녀온 골퍼들 사이에선 “서비스와 코스 설계 모두 최악”이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코스 안전성이 문제로 지적됐다. 후반 오션코스 1번홀에서 세컨샷을 하려던 김씨는 맞은편 스카이코스 5번홀 팀과 동선이 겹쳐 골프공이 넘나드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었다. 실제로 김씨는 세컨샷을 시도하려다 바로 앞에 다른 팀 골퍼가 오션코스로 넘어와 있어 기다려야만 했다. 그제서야 공을 치려고 하는데 뒤쪽에서 또 캐디와 골퍼들이 연이어 포어(위험을 알리는 구호)를 외쳐 대피하기 급급했다. 그리고 그가 서있는 3m 옆에 공이 떨어졌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캐디조차 “여기는 너무 위험하다. 왜 이렇게 설계했는지 모르겠다”며 “여기서 칠 때마다 타구 사고가 날까봐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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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과정 등 운영도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프장 이용객 이모씨는 “라운드를 마치고 계산하려는데 먹지도 않은 음료수가 결제 내역에 포함돼 있었다”며 “직원이 식당에 전화해 겨우 확인 후 취소해줬다”고 했다. 뒤늦게 청구서를 정정했지만 고객이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다면 생돈을 날릴 뻔했다.
베르힐CC 영종 관계자는 “주말에 고객들이 몰리면서 대기가 길었던 점이나 안전 사고와 관련한 부분은 개장 초기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주변에 인프라 시설이 부족한 점도 아쉬움으로 꼽힌다. 골프장 주변 부지는 개발이 안 돼 식당이나 편의점조차 찾을 수 없다. ‘한상드림아일랜드’ 프로젝트는 원래 2조원대 개발 사업이었지만 EOD(채무불이행) 사태로 사실상 좌초 위기에 빠지면서 상가 등 다른 편의시설은 하나도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서 골프장만 문을 열었다. 골퍼들은 어쩔 수 없이 클럽하우스 내 고가 음식을 주문해 먹는 경우가 많다. 이씨는 “서울에서 올림픽대로를 타고 골프장까지 그 흔한 편의점이나 식당을 한번도 볼 수가 없었다”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