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9.24 13:52 | 수정 : 2025.09.24 14:00
[땅집고] 서울 강북구 미아동 403번지 일대 '미아2재정비촉진구역' 평당 공사비가 1308만 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1150만 원), 여의도 대교아파트(1120만 원)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아2재정비촉진구역 공사비가 이처럼 높은 것은 단순 아파트 재개발이 아닌 대규모 기반시설 조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단지만 놓고 보면 추정 공사비는 평당 850만 원 수준으로 지난해 서울 정비사업장 평균 공사비인 842만원과 유사하다. 다만, 도로 신설·초등학교 설립·공공청사 건립 등 기반시설 비용이 더해지면서 전체 공사비가 크게 늘어났다.
이 구역이 공공기반시설까지 조성하게 된 이유는 2003년 서울시가 이 지역을 '뉴타운'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있다. 뉴타운은 아파트 단지만 짓는 일반적인 재개발과 달리 도로·학교·공공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종합개발 방식이다. 사업 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16년 미아2지구 재개발 조합을 설립했으나, 촉진계획변경 등이 지연되며 사업이 수년간 표류했다. 2023년 새 집행부가 선출된 후에야 사업이 정상화됐고, 작년 9월 촉진계획변경안 제출을 거쳐 이달에서야 공람에 들어갔다. 변경안은 송천초 병설유치원 신설·주민센터 복합화·노인복지관 조성 등을 포함한다. 이런 뉴타운 방식의 종합개발로 인해 아파트 단지 외 기반시설 비용이 추가되면서 전체 공사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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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사업 규모를 보면 약 17만9000㎡(약 5만4000평) 부지에 아파트와 각종 공공시설이 들어선다. 이 중 아파트는 최고 45층, 총 4003가구 규모 대단지로 조성된다. 임대주택 709가구를 포함해 일반분양은 3290가구 이상으로, 강북권 공급 확대 효과가 클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높은 공사비에도 추정 비례율이 115.44%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비례율은 재개발·재건축 시 조합원의 종전 자산이 사업 후 얼마나 증가할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값이 높을수록 조합원 이익이 커지고 분담금이 줄어든다. 강남 재개발의 경우 통상 100% 전후에서 조정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높은 공사비에도 높은 비례율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서울시의 규제완화 덕분이다. 서울시의 용적률 상향(261%→310%) 조치에 따라 일반 분양가구 수가 대폭 늘어났다.
입지 여건도 좋다. 4호선 미아사거리역과 우이신설선 삼양사거리역이 도보권에 있고, 2026년 개통 예정인 동북선·강북순환선 호재까지 있다. 고려대·서경대 학군과 미아 롯데·현대백화점 상권 인접성 눈여겨 볼 만하다. 조합원 분양가는 일반분양 대비 85% 수준으로 추정된다. 59㎡는 약 9억원, 84㎡는 약 11억1000만원 정도로 산정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강북권 최초로 공사비 1000만 원을 넘어선 뉴타운 사업임에도 비례율이 115%를 기록했다는 점은 사업성 측면에서 매우 이례적인 성과”라며 “4천 세대가 넘는 대단지로 조성되는 만큼 강북권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or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