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9.20 06:00
[땅집고] "내년이면 아파트가 입주하는데 사람들이 생활하고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어요. 미분양 아파트만 계속 지어지고 있는 상황이죠." (경기도 평택 브레인시티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A씨)
경기도 평택시 서북부 일대에 조성 중인 ‘브레인시티’ 개발 사업이 삐걱대고 있다. 총 482만㎡(약 146만평) 규모, 1만8000세대 주거시설과 산업·교육·의료 인프라를 결합한 초대형 프로젝트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대규모 미분양 사태와 기반 시설 공사 지연, 불투명한 호재에 발목이 잡혔다. 사업을 주도하는 중흥토건이 분양 물량 확대에만 치중하다 ‘빈집의 도시’를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경기도 평택시 서북부 일대에 조성 중인 ‘브레인시티’ 개발 사업이 삐걱대고 있다. 총 482만㎡(약 146만평) 규모, 1만8000세대 주거시설과 산업·교육·의료 인프라를 결합한 초대형 프로젝트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대규모 미분양 사태와 기반 시설 공사 지연, 불투명한 호재에 발목이 잡혔다. 사업을 주도하는 중흥토건이 분양 물량 확대에만 치중하다 ‘빈집의 도시’를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 "아직 공급 물량 남았는데…" 2000가구 미분양, 분양 성적표 ‘참패’
평택 브레인시티의 본격 분양이 시작된 2023년 이후 성적은 초라하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1블록 ‘중흥S-클래스’는 1879가구 모집에 청약자 340명(0.18대1)에 그쳤고, 같은 해 공급된 3블록 ‘푸르지오’도 1990가구 규모였지만 경쟁률은 0.16대1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서도 5블록 ‘대광로제비앙 그랜드센텀’(0.6대1), 7블록 ‘한신더휴’(0.5대1), 8블록 ‘수자인’(0.11대1) 등 줄줄이 미달됐다. 현재 6개 단지에서만 2000가구 이상 미분양이 쌓여 있다.
국토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1월 경기 평택의 아파트 미분양 가구수는 6438가구였다. 지난 7월 3482가구로 대폭 줄기는 했지만 경기도에서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임은 변하지 않았다.
특히 브레인시티의 문제는 내년부터 본격 입주가 시작되지만 기반시설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직접 방문한 현장은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내년 8월 '대광로제비앙 모아엘가'가 입주 예정이지만 아파트를 제외하고 공사 중인 현장은 초등학교 한 곳 빼고 아무 것도 없었다. 이에 “상가·편의시설은 아파트 입주 시점과 맞지 않아 나홀로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브레인시티 사업의 시행사는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PFV)다. 초기 지분은 중흥토건(42%), 세종이엔지(13%), 세종중흥건설(13%), 평택도시공사(32%)였으나, 일련의 합병 과정을 거치며 중흥토건의 지분은 68%까지 늘었다. 중흥토건은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 착수 시점인 지난 2021년 중흥그룹 계열사로부터 1조459억원, 대주단으로부터 2000억원 등 총 1조2459억원을 브레인시티PFV에 투입했다. 사실상 브레인시티 조성에 핸들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브레인시티의 문제는 내년부터 본격 입주가 시작되지만 기반시설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직접 방문한 현장은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내년 8월 '대광로제비앙 모아엘가'가 입주 예정이지만 아파트를 제외하고 공사 중인 현장은 초등학교 한 곳 빼고 아무 것도 없었다. 이에 “상가·편의시설은 아파트 입주 시점과 맞지 않아 나홀로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브레인시티 사업의 시행사는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PFV)다. 초기 지분은 중흥토건(42%), 세종이엔지(13%), 세종중흥건설(13%), 평택도시공사(32%)였으나, 일련의 합병 과정을 거치며 중흥토건의 지분은 68%까지 늘었다. 중흥토건은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 착수 시점인 지난 2021년 중흥그룹 계열사로부터 1조459억원, 대주단으로부터 2000억원 등 총 1조2459억원을 브레인시티PFV에 투입했다. 사실상 브레인시티 조성에 핸들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사람 살 수 없는 도시”…'상업용지 진행률 0%' 기반시설도 지연
현장 취재에 따르면, 현재 브레인시티는 지원시설 용지에 대한 준공과 잔금 일정이 2년째 지연되고 있었다. 이로 인해 2021년 부지를 입찰 받은 토지주들은 불필요한 이자를 고금리로 2년 더 납부 중인 상황이다. 토지주 C씨는 땅집고와의 인터뷰에서 "4%대 금리로 대출이 될 줄 알았는데 , 현재 8%대 금리로 이자만 매달 1000만원씩, 지금까지 2억원 넘게 냈다”고 말했다.
중흥토건 측은 토목 공사 지연 이유에 대해 “평택시·한전과 협의가 원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일부 지원시설 공사를 예고했을 뿐, 상업용지는 착공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학교 부지도 2블록 초등학교 외에는 개교 시점이 불투명하다.
브레인시티는 당초 GTX 교통망, 아주대 평택병원, 지식산업센터, 성균관대 캠퍼스 유치 등을 내세운 첨단도시 청사진으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성균관대가 사업에서 발을 빼고, 카이스트 평택캠퍼스는 착공이 수 차례 미뤄지며 2029년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주대병원은 공사비가 2900억에서 4350억원으로 불어나 자금 분담 방안을 못 정해 표류 중이다.
일각에서는 다수 지분을 쥔 중흥토건이 삼성전자 효과에만 의존한 채 사업을 끌고 가다 본래 청사진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브레인시티는 분양 마케팅에서 ‘삼성전자 효과’를 전면에 내세웠다. 인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수요가 곧바로 주거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정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공급 과잉, 파트너 이탈, 기반시설 지연이라는 삼중고가 겹친 상황이다. 교통망 현실화, 산업단지 가동, 의료복합타운 착공 등 핵심 인프라가 정상화되지 않는 한, 브레인시티는 ‘미분양의 무덤’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0629a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