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9.17 16:06 | 수정 : 2025.09.17 17:06
한강버스 18일 공식 운항 시작…17일 취항식
갑작스런 호우로 시승식 취소, ‘기상 악화’ 취약점
마곡~잠실 2시간 이상 소요
[땅집고] 17일 서울지하철 여의나루역에서 내려 한강공원 방향으로 약 5분을 걸어가면 한강버스 여의도선착장에 도착한다. 한강버스의 정식 운항 시작일인 18일을 하루 앞둔 이날 여의도에서 한강버스의 공식 취항을 알리는 행사가 열렸다.
갑작스런 호우로 시승식 취소, ‘기상 악화’ 취약점
마곡~잠실 2시간 이상 소요
[땅집고] 17일 서울지하철 여의나루역에서 내려 한강공원 방향으로 약 5분을 걸어가면 한강버스 여의도선착장에 도착한다. 한강버스의 정식 운항 시작일인 18일을 하루 앞둔 이날 여의도에서 한강버스의 공식 취항을 알리는 행사가 열렸다.
한강버스 도입을 주도해 온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강버스의 출항은 한강르네상스의 정점을 찍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외쳤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한강버스는 수상 교통이 갖는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했다. 공식 운항하기도 전에 서울시민의 출퇴근을 책임지는 새로운 대중교통으로서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버렸다.
서울시는 17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한강공원 내 한강버스 선착장 부근에서 ‘한강버스 취항식’을 개최했다. 오 시장을 비롯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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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취항식은 ‘시민께 드리는 선물’을 콘셉트로 열렸다. 행사 종료 후에는 참석자들의 시승행사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호우로 취소됐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원활한 행사 진행이 어려운 상황인 것에 더해 시계(육안으로 볼 수 있는 주변 환경의 범위)가 1㎞ 이내로 운항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 340일 이상 운항?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에 취약
기상상황에 취약한 한강버스의 약점을 그대로 보여준 대목이었다. 한강버스 운항은 ‘유선 및 도선 사업법’ 시행규칙을 따르게 되는데, 호우, 해일, 강풍, 풍랑 주의보 등이 발표된 경우 풍속이나 파고 기준에 해당하면 운항하지 못한다. 무게 169톤인 한강버스는 초속 15m 이상의 풍속 혹은 2.5m 이상 파고일 때 운항을 중단해야 한다.
그외 한강의 특성상 상류 팔당댐이 3000톤 이상 방류하거나 잠수교 수위가 4.46m 이상일 때도 운항을 중단한다. 강한 비나 눈이 내려 시계가 1㎞ 이상 확보되지 않을 때도 운항하지 못한다.
박진영 미래한강본부장은 이날 “시계가 확보되지 않아 운항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기상상황, 팔당댐 방류 등의 이유로 운항 불가능한 날은 1년 중 20일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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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계 미확보로 인한 일시 중단은 서울시가 추산한 20일에 포함되지 않는다. 시는 1년 중 장마철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간 한강버스가 정상 운행할 것이라고 홍보했으나,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로 인한 일시 중단은 수시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서도 서울시 관계자는 “시계 미확보로 인한 운항 중단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만일 중단된다고 해도 1시간 이내로 일시 중단하고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한강본부 수상안전과에 따르면, 시계 1㎞ 미만으로 인한 운항 중단은 연간 4~5회, 1시간 이내로 발생했다.
◇ 출·퇴근 가능할까? ‘마곡→잠실’ 2시간7분, 급행도 1시간22분
날씨라는 변수를 빼고도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한강버스의 실용성도 의구심이 든다. 시가 최근 발표한 운항계획에 따르면, 강서구 마곡선착장에서 송파구 잠실선착장까지는 편도로 2시간7분이 걸린다. 선착장까지 거리를 고려하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추후 운항할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마곡~여의도~잠실)을 이용해도 82분이 걸린다.
대다수의 시민들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수도권 근로자 평균 출근 시각은 오전 8시 10분, 출근 소요 시간은 평균 40.6분이다. 오전 9시까지 출근한다는 가정 하에 급행을 탄다고 해도 출근 시각을 오전 7시 30분 이전으로 앞당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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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이유 때문에 한강버스는 출퇴근 수단이 아닌 ‘제2의 한강유람선’이 될 것이라는 비판에 끊임없이 시달려왔다. 그때마다 서울시와 오 시장은 한강버스가 기존 대중교통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지난해 10월 국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오 시장은 “한강버스 속도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다른 장점들이 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시는 “정시성 있게 이용할 수 있고, 개인좌석에서 출퇴근 중에도 업무를 볼 수 있다”라며 경쟁력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정식 운항을 앞두고는 한강버스의 ‘관광’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한강버스를 이용하며 조망하거나 이동할 수 있는 관광 포인트를 앞세워 홍보하고 있다. ‘케이팝데몬헌터스’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다시금 명소가 된 남산N타워, 뚝섬선착장에 입점한 유명 LP바 등이다.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선호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여유롭게 쾌적한 환경을 선호한다면 한강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고 밝혔다.
한편 한강버스는 18일 오전 11시를 시작으로 정식 운항한다. 총 7개 선착장(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 구간을 오간다. 10월 9일까지는 하루 14회 운항하다가 10월 10일부터는 평일은 왕복 30회 확대 운항 예정이다. 10월 말 이후에는 선박 4척을 추가 인도해 연내 총 12척, 왕복 48회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