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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로또 아파트' 당첨 7인 가족·15년 무주택자 실체, 알고보니…

    입력 : 2025.09.16 14:56 | 수정 : 2025.09.16 14:57

    [땅집고] 서울 강남권 ‘로또 청약’으로 화제를 모았던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만점 통장이 위장 전입으로 조작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청약 제도 신뢰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땅집고] 작년 최고의 로또 청약 단지로 꼽혔던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강태민 기자

    16일 조선일보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실로 입수한 국토교통부 ‘2024년 하반기 주택 부정 청약 점검 결과’에 따르면, 작년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에서 등장한 84점 만점 통장 중 1건이 위장 전입으로 확인됐다. A씨는 장인·장모를 세대에 위장 전입시켜 만점을 얻었는데, 실제로는 당첨 평균 가점(76.54점)에도 못 미치는 74점에 불과했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 등을 합산해 산정한다. 만점을 받으려면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사실상 7인 가구가 15년 이상 무주택이어야만 84점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점검에서는 A씨 사례 외에도 래미안 원펜타스에서 부정 청약 사례 40건이 적발됐다. 대부분이 모친이나 시부모 등을 위장 전입시켜 가점을 조작한 경우였다. 국토부가 집계한 2024년 하반기 전체 부정 청약 적발 건수는 180건에 달했다. 특히 70점 이상 고득점 부정 당첨자 151건은 모두 위장 전입을 통한 점수 조작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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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의원은 “청약 부정 행위가 반복되면 국민의 신뢰가 무너진다”며 “사후 적발에 그치지 않고, 청약 당시 위장 전입 등 부정행위를 막을 수 있는 예방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이 2021년 이후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청약 경쟁이 역대급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공급이 줄어든 반면 청약 수요는 서울 핵심지에 집중되면서 청약시장이 ‘가점 전쟁터’로 변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위장전입을 통한 부정 청약까지 기승을 부리며 제도 신뢰성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서울에서 진행한 아파트의 평균 1순위 청약 경쟁률은 96.22대 1로 집계됐다. 특히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와 용산에 인접한 단지들의 평균 경쟁률은 148.19대 1로 외곽 지역 단지(105.81대 1)를 크게 웃돌았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해지면서 수요가 핵심 지역으로 몰리고, 그 결과 청약 경쟁률도 급등했다.

    청약 과열은 곧장 ‘가점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6월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 대성 베르힐’ 84㎡(이하 전용면적) A타입 일반분양에서는 최저 당첨가점이 71점, 최고 77점, 평균 73.23점을 기록했다. 4인 가족 기준 청약 만점인 69점으로는 당첨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는 단지에서는 가점 인플레가 더 심하다. 올해 2월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의 최저 당첨가점은 69점이었다. 지난해 같은 지역 ‘아크로 리츠카운티’ 114㎡에서는 무려 72점이 최저 당첨가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일 당첨자를 발표한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에서는 올해 수도권 첫 청약가점 만점자(84점)가 나왔다. 74㎡ 타입 모집 23가구에 무려 9975명이 신청해 43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최고 당첨가점은 84점, 최저도 74점이었다.

    전문가들은 청약 당시 위장 전입 여부를 실시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과 함께 분양가상한제 보완, 물량 확대 등 구조적 해법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토부 점검 결과 지난해 하반기 전체 부정 청약 적발 건수는 180건에 달했으며, 그중 고득점 당첨자 대부분이 위장 전입을 통한 점수 뻥튀기 사례였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당첨 가점이 해마다 높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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