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9.16 14:39
[땅집고]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 이하로 제한하는 6·27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의 절반 이상이 신고가를 찍고 있는 가운데, 지방 부동산에서는 한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지방에서는 특히 대구 지역이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5일 내놓은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전국 아파트·연립주택·단독주택 등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06% 상승했다. 전월 0.12% 상승과 비교하면 상승세는 이어졌지만 폭은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서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45%로, 7월 0.75%보다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도 0.33%에서 떨어진 0.17% 상승했다. 반면 지방은 -0.05%로 약보합세를 보였다. 서울의 경우, 강남권에서는 송파구(1.20%)와 서초구(0.61%)가, 강북에서는 용산구(1.06%)와 성동구(0.96%)가 오름세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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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0.17%)은 전월 대비 상승폭이 0.16%포인트 축소된 가운데 경기도(0.05%)가 성남시 분당구·과천시·안양시 동안구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 인천 집값은 전월보다 0.08% 하락했다. 비수도권으로 분류하는 지방의 경우 -0.05%로, 전월 대비 하락폭이 0.03%포인트 확대됐다. 세종시(0.04%→0.15%)는 상승폭이 커졌고, 나머지5대 광역시(-0.15%→-0.08%)는 하락폭 축소, 8개 도(-0.03%→-0.04%)는 하락폭 확대를 보였다.
지방에서는 대구 하락세가 눈에 띈다. 대구는 -0.19%로, 8월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매매 하락폭은 16개월 만에 가장 낮게 나타나 다소 둔화됐음에도 여전히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달서구 중대형 규모 및 북구 구축 위주로 하락했다. 대구 다음으로는 제주(-0.14%), 대전(-0.12%) 등이 뒤를 이었다.
6.27 대책에서 빗겨난 지방은 다른 측면으로도 영향을 받고 있다. 미분양 주택 누적과 경기 부진으로 수요 기반이 약화되고, 집값 하락세도 심화되면서 시장 침체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2244가구, 이 중 80%에 달하는 4만 8961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다. 준공 후 미분양도 전체 2만 7057가구 중 2만 2589가구가 비수도권이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지방 주택시장은 더욱 전망이 어둡다고 보고 있다. 금리 인하,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 대출 규제,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등 다양한 변수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데다가 서울 LTV 40% 등 대출 규제 강화로 현금 자산가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존에 대출을 끼고 투자하던 중간층 투자자들이 빠진 자리에 남은 초고액 자산가들은 서울 핵심지 투자로만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