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9.15 14:23 | 수정 : 2025.09.15 15:14
[땅집고]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30억 달러(한화 약 4조원)가 넘는 초대형 해수 처리 플랜트 공사를 따냈다. 해수 처리 플랜트는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해 식수, 공업용수 등 다른 용도로 변환하는 시설이다.
현대건설은 이라크 현지시간으로 14일 이라크 바그다드 내 총리실에서 약 32억 7700억달러규모(약 4조 3900억원) 해수담수화설비(Water Infrastructure Project 이하 WIP) 프로젝트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이 2016년 착공해 8년만인2023년 완공한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카르발라 정유공장의 총 사업비는 60억 4000만 달러(약 8조6400억원)였다. 카르발라 정유공장은 하루 14만배럴의 원유를 정제해 가스오일과 아스팔트 등 석유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이번 WIP 프로젝트는 하루 500만 배럴(약7억9000만 리터) 용량의 용수 생산이 가능한 해수 처리 플랜트를 건설하는 공사다. 위치는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로부터 동남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코르 알 주바이르 항구(Khor Al-Zubair Port)인근 바다다. 이곳 용수는 이라크 바스라 남부에 위치한 웨스트 쿠르나, 남부 루마일라 등 이라크 대표 유전의 정유공장 산업용수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라크 석유 매장량은 세계 5위로, 국가 수입 90%이상을 원유 수출에 의존한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매장량은 2020년 기준 약 1450배럴이다. WIP는 이라크가 2030년까지 현재 하루 420만 배럴인 원유 생산량을 800만 배럴로 늘리기 위해 추진하는 핵심 정책사업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와 이라크 석유부 산하 바스라 석유회사(Basrah Oil Company), 카타르 국영 석유기업인 카타르 에너지(Qatar Energy)가 공동 투자한다. 공사 기간은 착공 후 49개월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1978년 바스라 하수도 1단계 공사를 시작으로 이라크에 진출했다. 이후 알무사이브 화력발전소 공사, 북부철도, 바그다드 메디컬시티,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 등 약 40건, 90억 달러에 이르는 이라크 주요 시설을 건설해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전쟁과 코로나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오랜기간 책임있게 이라크 주요 국책사업을 수행해 온 현대건설에 대한 신뢰감이 수주 성공의 결정적 요인이었다”라며 “향후에도 이라크의 정유공장, 전력시설, 주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건설은 최근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Engineering News-Record)이 발표한 2025 인터내셔널 건설사(The Top 250 International Contractors, 해외 매출 기준)에서 약 98.5억 달러의 해외 매출을 기록하며 세계 10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2단계 상승한 수치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다. /or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