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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골프장 연쇄 파산의 서막…개장 17개월만 폐업한 활주로 골프장

    입력 : 2025.09.12 10:37

    [땅집고] 전남 영암에 지난해 3월 개장한 활주로형 골프장 코스모스링스가 공매에 넘겨진지 9개월 만에 영업을 중단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모스링스CC는 지난 8월31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전남 영암군 코스모스링스CC는 국내 최초 활주로형 골프장으로 주목받으며 지난해 3월 개장했다. 대중형 골프장으로 총 18개홀이 조성됐으며, 길이 1850m, 폭 100m의 활주로 4개가 붙어있는 활주로형 직선코스가 특징이다. 모든 코스 거리를 더하면 6722미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어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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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코스모스링스 활주로형 직선코스. /전라남도청

    하지만 1년도 채 안된 작년 12월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공매에 부쳐졌다. 지난해 12월 1회차 공매에서 감정평가액은 2060억원이었으나 한달 만에 1000억원가량 매각가가 떨어졌고, 이달까지 주인을 찾지 못하고 10회 유찰 끝에 최저입찰가가 720억원까지 하락했다.

    골프장 개발 사업 시행자인 파크카운티는 당초 중앙농협 등 금융기관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인 브릿지론 600억원을 조달해 사업을 추진했다. 파크카운티는 에이스투자(62.93%)와 한국관광공사(19.97%), 전라남도(16.66%)가 출자해 설립한 삼호지구 개발사업 시행사 서남해안레저의 완전자회사다.

    그러나 실적 악화 등으로 인한 대출 상환 실패한 것으로 알려진다. 골프장 개장을 앞두기 직전인 2023년 2023년도 파크카운티의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2억원, 순손실은 76억원이었다. 여기에 더해 채권 시장까지 경색되면서 본PF 전환에 실패했던 것으로 보인다.

    [땅집고] 코스모스링스CC 홈페이지에 영업종료 안내글이 게시됐다. /코스모스링스CC 홈페이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골프 이용객이 그린피가 저렴한 해외로 이탈하면서 골프장 시장은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수요가 적은 제주·호남권은 최근 골프장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전국 524개 골프장에 4741만 3392명이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4772만2660명에 비해 0.6%인 약 31만명 줄어든 수치다. 지역별로는 제주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 골프장은 2023년 1홀당 내장객이 3300명에서 지난해 3069명으로 7% 줄어들었다. 전남 지역은 같은 기간 4313명에서 4235명으로 1.8% 감소했다.

    이와 함께 코스모스링스CC는 활주로형 골프장이라는 특이점이 영업난을 더 가중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골프장이 영업난을 겪으면서 휴장 또는 공매에 부쳐지는 등 매물로 등장하는 경우는 있어도 영업이 어려워서 아예 폐업한 경우는 공식적으로 코스모스링스CC가 처음인 것 같다”며 “활주로 골프장이라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평가가 많아 골퍼들이 발걸음을 하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수익이 전혀 나지 않아 영업이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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