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9.12 13:00
티웨이항공 사명 트리니티항공으로
저축은행이 만든 항공사, 파란만장한 역사
[땅집고] 국내 최초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15년 만에 간판을 내리고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lines)’이라는 새 이름으로 다시 뜬다. 지난 6월 대명소노그룹 인수 이후 3개월 만의 결정이다. ‘소노’라는 이름을 예상했던 업계의 관측을 깨고 완전히 새로운 이름을 택해 눈길을 끈다.
저축은행이 만든 항공사, 파란만장한 역사
[땅집고] 국내 최초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15년 만에 간판을 내리고 ‘트리니티항공(Trinity Airlines)’이라는 새 이름으로 다시 뜬다. 지난 6월 대명소노그룹 인수 이후 3개월 만의 결정이다. ‘소노’라는 이름을 예상했던 업계의 관측을 깨고 완전히 새로운 이름을 택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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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티웨이항공은 트리니티항공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대명소노그룹과의 통합 서비스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의 사명 변경 역사는 한국 항공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스토리다. 시작은 저축은행이었다. 2010년 토마토저축은행은 당시 운영난에 빠져 있던 한성항공을 150억원에 인수했다. 토마토의 앞글자 ‘T’와 빨간색을 활용해 사명은 ‘티웨이(T’way)’로 서체까지 토마토주식회사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사실상 금융회사가 만든 항공사였던 셈이다.
하지만 항공업 경험 없는 저축은행의 도전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1년 토마토저축은행이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영업정지 조치를 받으면서 뱅크런까지 겹쳐 파산했고, 티웨이항공은 사명을 바꾼 지 2년도 안 돼 매물로 나왔다.
이후 교육기업 예림당이 항공사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항공업과 무관한 출신이었지만 예림당은 신규 노선 개설, 항공기 보유 확대, 증편 등을 통해 티웨이항공을 정상 궤도에 올렸다. 국내 LCC 시장의 성장과 맞물리며 티웨이항공은 ‘티웨이항공=저비용항공’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고, 수익 구조도 개선했다.
그리고 올해 티웨이항공은 다시 리조트그룹으로 주인을 바꿨다. 레저·숙박 중심의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을 품으며 항공업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그룹 내 다른 브랜드와 연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소노(Sono)’가 들어간 이름이 아닌 ‘트리니티항공’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를 택했다. 소노에어, 소노에어라인, 소노에어웨이즈 등 이미 ‘소노’가 들어간 도메인 일반 개인이 먼저 등록했다. 이 때문에 대명소노그룹이 소노 브랜드를 쓰지 못하는 현실적인 제약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티웨이란 이름에는 저축은행 사태라는 어두운 그림자, 이후 여러 차례 매각을 거치며 생긴 브랜드 피로도가 남아 있었다”며 “이번 사명 변경은 과거를 지우고, 대명소노그룹 항공사업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트리니티(TRINITY)’는 라틴어 ‘Trinitas’에서 유래해 ‘셋이 하나로 모여 완전함을 이룬다’라는 의미를 담은 단어다. 회사 측은 기존의 항공을 넘어 숙박과 여행이라는 영역을 결합해 고객에게 보다 풍요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