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9.13 06:00
[땅집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설립한 교육·창업지원 분야 비영리공익재단인 동그라미재단이 서울 광화문 일대 건물을 315억원에 매입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당초 강남구 역삼동에 있던 재단 사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면서 운영 거점을 재정비하고, 향후 자산 가치 상승까지 겨냥한 매입으로 분석된다.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동그라미재단은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에 있는 지하 1층~지상 5층, 대지면적 1282㎡(387평)에 연면적 1897㎡(573평) 규모인 건물을 315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매계약서를 쓴 당일 잔금까지 전액 현금으로 납부한 거래라 재단 창립자인 안철수 의원의 재력이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안철수 의원은 보유 재산으로 총 1367억원을 신고했다.
이 건물은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까지 걸어서 10분 걸리는 역세권 입지다. 당초 1974년 설립한 건설업체인 서광종합개발이 사옥으로 썼다. 서광종합개발은 올해 업력 51년째로 나름 긴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이지만, 국내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동반 하락해 실적에 타격을 입은 상태다. 시장이 호황이던 2021년까지만 해도 매출 570억7703만원, 영업이익 30억8267만원을 기록했는데 점점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 ▲2023년 매출 307억5407만원에 영업이익 -336억4598만원 ▲2024년 매출 148억7699만원에 영업이익 -376억7664만원 등이다.
따라서 현금 흐름이 악화한 서광종합개발이 신문로 사옥 매각으로 재무 부담을 덜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건물 매매대금 315억원을 한꺼번에 납부 가능한 동그라미재단을 통해 현금을 어느 정도 수혈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이번 신문로 건물 매입으로 동그라미재단은 사무실을 기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광화문 일대로 옮기게 됐다. 매입 시점인 지난해 12월, 당시 대선을 앞두고 있던 때라 일각에선 안철수 의원이 이 건물을 대선 캠프 장소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캠프 거점은 여의도 맨하탄 빌딩으로 마련하고, 건물은 온전히 동그라미재단 업무 공간 용도로 활용 중이다.
빌딩중개업계 관계자들은 동그라미재단 새 사옥이 1994년 준공해 다소 낡긴 했지만, 활용도나 개발 여력 측면에서 보면 여러 장점을 갖는다고 분석한다. 먼저 건폐율이 28.53%으로 낮은 편이라 주차공간이 18대로 서울도심 건물 중에선 꽤 넉넉한 편이다. 용적률 최고 250%를 적용받는 3종일반주거지역 건물인데 현재 용적률을 120% 정도만 쓰고 있어, 앞으로 신축이나 증축해 건물 가치를 올리는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