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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타운하우스에 꽂혔다" 기관투자자들 300채씩 끌어모아

    입력 : 2025.09.11 06:00

    [신희민의 뉴욕 부동산 읽기] 투자의 중심으로 급부상하는 브루클린 타운하우스

    [땅집고] 몇 년 전부터 미국의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뉴욕 브루클린에서 흥미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형 빌딩을 한 번에 사들이는 대신 30억~50억원대 소형 건물을 300채 넘게 ‘한 채씩’ 모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번거로운 선택을 했을까요. 해답은 간단합니다. 미래 부동산 수요의 무게 중심이 바로 이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땅집고] 뉴욕 맨해튼 강 건너에 있는 브루클린 일대. /플래토즈

    뉴욕을 떠올리면 맨해튼 빌딩 숲이 먼저 생각나지만, 요즘 진짜 변화는 강 건너 브루클린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맨해튼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를 합친 정도라면, 브루클린은 그 세 배 크기에 달합니다. 지하철로 촘촘히 연결된 두 지역은 마치 서울 강북과 강남처럼 긴밀하게 얽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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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클린 북부, 특히 윌리엄스버그와 부쉬윅은 2000년대 이후 뉴욕의 MZ세대가 가장 ‘힙’한 동네로 만들었습니다. 블루보틀 뉴욕 1호점이 이곳에서 시작했고, 강변에는 고급 주상복합인 ‘도미노스퀘어(Domino Square)’와 ‘레벨(Level)’ 등이 줄지어 들어섰습니다. 에르메스 플래그십 스토어까지 오픈을 앞두고 있으니, 더 이상 변두리라고 부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젊은 세대가 몰리자 부동산 가격은 치솟았고, 수요는 다시 지하철 노선을 따라 베드-스타이, 부쉬윅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땅집고] 뉴욕 브루클린의 타운하우스. 낡았지만 인기가 많다. /코코란

    투자의 핵심은 건물 유형에 있습니다. 바로 뉴욕을 대표하는 주거 건축물, 타운하우스입니다. 옆집과 벽을 맞대고 늘어선 지상 3~4층짜리 건물은 헐리우드 영화 속 브루클린의 풍경에서 빠지지 않는 상징 같은 존재입니다.

    겉모습은 낡았지만 리모델링을 거치면 전혀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합니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도 바로 ‘리모델링한 타운하우스’입니다. 임대료가 안정적인데 더 중요한 포인트는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뉴욕은 임대차보호법을 통해 임대료 인상을 엄격히 제한하지만 5가구 이하 소형 자산으로 분류하는 타운하우스는 이 같은 규제에서 벗어납니다. 여기에 재산세 상승률 상한까지 있어 장기 보유하기에도 유리합니다.

    [땅집고] 블루클린 주요 타운하우스 시세와 자본 수익률. /플래토즈

    실제 거래 사례를 보시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맨해튼의 중소형 빌딩이 수익률(Cap Rate·자본환원율) 기준 연 4.5~6% 선에서 거래되는 것과 비교하면, 브루클린 타운하우스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셈입니다. 소형 건물이어서 개인 자산가도 충분히 접근할 수 있고, 기관투자자라면 여러 채를 묶어 포트폴리오로 운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뉴욕 인구의 70%는 임대주택에 거주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전세 제도가 없어 임대 수요가 언제나 탄탄합니다. 여기에 젊은 층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수요는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임대 주택 신축 공급은 각종 규제와 비용 상승에 막혀 턱없이 부족합니다.
    [땅집고] 뉴욕 브루클린 월 임대료 추이. /코코란

    여기에 유력한 차기 뉴욕시장 후보인 조란 맘다니가 임대차보호법 적용 가구의 임대료 동결 공약을 내세우자, 시장의 시선은 오히려 규제에서 자유로운 브루클린 타운하우스로 더욱 집중되는 모습입니다. 결국 수요는 늘고 공급은 한정된 구조, 여기에 제도적 프리미엄까지 얹히며 가치가 더욱 부각되는 상황입니다. /글=신희민 플래토즈 CGO david@plateauxnewyork.com

    (※플래토즈는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낡은 타운하우스를 리모델링해 코리빙·멀티패밀리 주택으로 재탄생시키는 도시재생 전문 부동산 디벨로퍼입니다. 필자는 보험사·사모펀드 등을 거쳐 미국 부동산 현장에서 직접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하고 있으며, 도시와 자산이 바뀌는 실제 사례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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