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9.05 06:00
국토부, 내년도 예산안 62.5조…역대 최대 편성
공공분양은 70% 삭감, 공공임대 예산만 폭증
무주택 서민 분양주택 원하는데…매입임대 활성화할 듯
[땅집고] 국토교통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책정하면서, 분양주택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임대 주택 예산을 크게 늘렸다. 이로써 이재명 정부의 주택 정책은 분양보다는 방대한 임대주택 공급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곧 새롭게 발표될 국토부의 주택 공급대책 역시 무주택 서민 대다수가 원하는 분양주택보다는 임대주택 공급 대책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공분양은 70% 삭감, 공공임대 예산만 폭증
무주택 서민 분양주택 원하는데…매입임대 활성화할 듯
[땅집고] 국토교통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책정하면서, 분양주택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임대 주택 예산을 크게 늘렸다. 이로써 이재명 정부의 주택 정책은 분양보다는 방대한 임대주택 공급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곧 새롭게 발표될 국토부의 주택 공급대책 역시 무주택 서민 대다수가 원하는 분양주택보다는 임대주택 공급 대책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토부, 공공분양 주택 예산 70% 삭감, 공공임대 위주의 예산 편성
3일 국토교통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급인 62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안 4조3000억원보다 7.4% 증가했다. 19만4000가구 규모의 공적주택 예산만 22조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16조5000억원보다 무려 38% 증가했다.
공적주택은 청년이나 신혼부부, 고령자 등을 위한 공공임대 주택과 공공분양 주택을 통칭한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공공분양 예산은 올해보다 크게 줄고, 공공임대가 대폭 증가한다.
주택도시기금의 임대주택 지원 융자 사업 예산은 올해 12조4780억원에서 내년 14조4584억원으로 15.9% 증가했다. 특히 임대주택을 지을 때 기금에서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출자 예산은 같은 기간 2조9492억원에서 8조3274억원으로 2.8배 늘렸다. 출자 세부 내역에서 다가구 매입임대 출자 사업 예산은 2731억원에서 5조6382억원으로 내년에 20.6배나 폭증할 예정이다. 다가구 매입 임대 융자 사업 예산도 3조444억원에서 6조3788억원으로 2.1배 증가했다.
반면 공공분양 지원 예산은 4295억원으로, 올해 예산(1조4741억원) 대비 70.9% 줄었다. LH가 분양주택을 지을 때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융자 지원을 받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즉, 예산안만 살펴보면 정부가 민간에서 건축 중이거나 완공 예정된 주택을 직접 매입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매입임대 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매입임대는 주로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중심으로 이뤄진다. LH는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5만가구 이상의 신축 매입임대 주택을 사들인다는계획이다. 지난해에는 4만1000가구 매입 약정을 체결했다.
◇ 무주택 서민은 ‘온전한 내 집’ 원하는데…정부는 임대주택만 공급
정부는 LH 개혁을 선결과제로 내세우면서 공공택지를 민간 건설사에 매각하지 않고 정부가 직접 개발, 시행, 주택 건립 등을 떠맡는 공영개발을 부동산 정책 밑그림으로 그리고 있다.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선 매입임대 등의 사업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분양 수익 없이 임대주택 사업에만 몰두하면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나 매입임대 주택은 시세 수준 또는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정부가 사들여야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하단 점에서 수익 창출 구조가 취약하다는 비판이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 시절 매입한 다세대 주택의 83%가 분양 전환에 실패하면서, 약 3079억원이 아직 회수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LH의 총 부채 규모는 160조1000억원으로, 2028년에는 226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무엇보다 비아파트 중심의 임대주택은 주거 취약계층에만 초점을 맞춘 공급 대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된다. 대다수의 무주택 실수요자는 수도권에 온전한 소유권을 갖고 분양받을 수 있는 아파트를 원한다는 점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주택 공급 방안이 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