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단독] 재건축 조합원 최고급 갈비집 접촉파문…송파한양2차 경쟁입찰 무산

    입력 : 2025.09.04 16:52 | 수정 : 2025.09.04 18:10


    [땅집고]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서울 송파구 송파한양2차 아파트 재건축 수주전 경쟁 입찰이 무산됐다. GS건설과 조합원들이 같은 식당에서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법 홍보 의혹이 불거지자 송파구청이 제동을 건 것. HDC현대산업개발은 조합의 책임 있는 조치를 기다리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입찰에 불참했다.

    4일 송파구청은 송파한양2차 재건축 조합에 “특정 시공자와 일부 조합원이 개별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었다”면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개별 홍보를 금지하고 있는 바, 관련 규정을 준수하여 입찰을 진행해 주시고 입찰 결과를 보고해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땅집고] 이달 4일 송파구청이 송파한양2차 재건축 조합에 보낸 공문. /송파한양2차 조합

    이번 공문은 최근 GS건설 직원과 송파한양2차 조합원 수 명이 고가 식당으로 유명한 벽제갈비집에서 만나는 모습이 조합 홍보 감시단에 포착되면서 발송된 것이다. 송파구청은 이 사실이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기준 제 10조(입찰 참가자격 제한, 입찰 무효 등)와 입찰 참여 규정 제 5조(입찰의 참가자격 제한 또는 무효) 등 관련 규정에 벗어난다고 판단했다.

    다만 소명 자료에 따르면 GS건설 측과 조합원들 간 개별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식대는 조합원과 직원이 각자 계산했고 접대향응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GS건설 관계자는 "조합의 입찰지침을 준수해 입찰에 참여했고, 의혹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 자료를 제출했다"며 "구청의 지침에 따라 조합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권좌근 송파한양2차 조합장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시공사 선정 과정을 진행하기 위해 송파구청의 가이드를 받아 조합 내부에서 관련 내용을 의결하려고 한다”고 했다.

    GS건설은 이달 1일 조합에 입찰보증금 600억원(현금300억·증권300억)을 납부하면서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산업개발은 입찰 기한 마지막날인 4일 오전 송파구청이 조합 측에 보낸 공문을 계기로 입찰을 포기했고, 결국 경쟁 입찰이 무산됐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경쟁사의 위반 정황에 대해 조합의 조치가 없으면 불공정 상태를 용인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조합에서 공정하고 깨끗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 주는 대로 경쟁에 참여해 조합원 이익 극대화에 기여하겠다”고 잔했다.

    앞으로 송파한양2차 조합은 송파구청 권고에 따라 내부 이사회와 대의원회를 차례로 거쳐 이번 시공사 선정 과정을 아예 무효화하고 처음부터 다시 밟을지, 2차 공고를 진행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결정까지 소요 기간은 이사회 1주일, 대의원회 1주일을 합해 약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1984년 준공한 ‘송파한양2차’는 총 744가구 규모 아파트다. 지하철 8·9호선 석촌역까지 걸어서 10~15분 걸리고, 인근에 석촌호수·올림픽공원 등 서울 대표 녹지공간을 끼고 있다. 재건축을 마치면 총 1346가구 대단지가 될 예정이다. 공사비는 약 7000억원으로 시공사 수주전에 국내 대형 건설사인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2곳 참여가 유력했다. /lejein0506@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