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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부부의 비극' 재현되나…집값 치솟자 '벼락거지' 다시 관심

    입력 : 2025.09.03 11:39 | 수정 : 2025.09.03 16:56

    집값 불안이 불러온 2020년의 비극…전세살이 남편, 아내 살해
    새 정부 고강도 규제에도 신고가 속출하자 비극 되풀이 될까 ‘불안’

    [땅집고]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가 연이어 나오면서, 2020년 목동에서 발생한 ‘아파트 매입 갈등 부부 살인 사건’ 비극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집값 폭등이 가정 내 갈등을 비극으로 이끌었던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집값이 오르면서 페이스북 등에는 당시 사건을 소개한 ‘목동의 비극’이라는 글이 공유되고 있다.

    /일러스트=김도원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8월 마지막 주 0.08% 상승했다. 상승 폭은 다소 줄었지만, 강남·성동 등 선호 지역에서는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11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45억원에 거래되며 3개월 만에 3억원 이상 뛰었다. 성동구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1차’ 59㎡도 28억5000만원에 매매돼 새 기록을 세웠다.

    정부는 6·27대책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했지만, 두 달 만에 효과가 약화되는 양상이다.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줄었지만 매매가는 여전히 오르고 있다. 집주인들이 ‘버티면 오른다’는 심리로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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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집값이 치솟으면서 ‘목동의 비극’과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건이 일어난 건 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이 폭등했던 2020년 11월이다. 당시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원인은 아파트 전세와 매입이냐를 둘러싼 갈등이었다. 광명에 살던 부부는 4억원에 집을 매도하고 아이 교육을 위해 목동에서 전세로 거주하고 있었다. 이사 당시 부인은 대출을 받아 10억원에 목동 집을 사자고 주장했고 남편은 빚을 낼 필요가 없다며 반대했다. 이사 4년이 지나자 전세가격도 뜀박질했다. 10억이던 목동 집은 20억원이 됐고, 4억원에 팔았던 광명집은 10억원으로 올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부부가 둘 다 전문직 종사자여서 경제적 형편이 어렵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아파트 매입 자금 마련 문제로 부부가 갈등을 빚었다는 취지의 가족 진술이 있었다”고 밝혔다.

    주택 구입을 둘러싼 부부 간 갈등이 결국 참극으로 이어진 것이다. 결국 어린 딸만 홀로 남는 참극으로 이어지며, ‘부동산 광풍’이 가정에 미친 사회적 파장을 보여준 사건으로 기록됐다. 당시 야당이던 국민의힘은 24차례 걸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임대차 3법이 빚은 비극이라고 정부를 공격하기도 했다.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2017년 6월 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김 장관은 부동산투기세력의 시장 교란 때문에 집값이 오르고 있다며 이들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내내 집값이 폭등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외신과의 퇴임 인터뷰에서 “전세계적인 과잉 유동성이 집값을 밀어 올렸다”고 했다.

    당시에 갑자기 집값이 치솟자 ‘벼락거지’라는 말도 유행했다. 집값이 2~3배 뛰면서 내집마련을 꿈꾸던 사람이 집을 구입하기는커녕 전셋값도 부족해진 상황을 빗댄 유행어이다.

    한편 집값 상승 불안감이 지속하면서 정부에서도 추가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3기 신도시 공급 가속화와 신규택지 물량 확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방안을 담은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효성 있는 공급이 없으면 서울 아파트값 불안은 계속될 수 있다”며 “가계 불안이 커질수록 사회적 충격도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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