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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타면 30분, 걸으면 10분" '준서울' 광명, 교통난에도 집값만 질주

    입력 : 2025.08.29 06:00

    [땅집고] 지난 26일 오전 8시, 경기 광명시 철산대교.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수십 명의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다리를 건넜다. 도로에는 차량이 꼬리를 문 채 옴짝달싹 못 하고 있었지만 인도에는 도보와 자전거 출근 행렬이 이어졌다. 버스나 차량을 이용하는 것보다 차라리 걷는 게 빠른 상황이 매일 반복된다.

    철산대교는 광명과 서울을 잇는 핵심 통로다. 다리를 건너면 ‘수출의 다리’를 지나 디지털2단지 사거리로 이어진다. 디지털 2단지 사거리를 기준으로 북쪽은 구로디지털단지역과 서부간선도로, 남쪽은 가산디지털단지, 동쪽은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진입로가 맞물린다. 수도권 주요 간선망이 한데 몰리면서 출퇴근 정체는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이 때문에 철산대교와 디지털2단지 사거리를 잇는 ‘수출의 다리’는 공식 명칭보다 ‘지옥의 다리’라는 별칭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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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지난 26일 오전 8시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대교'에 차량 정체가 발생한 모습. /강태민 기자

    철산동에 거주하고 있는 권 모씨(29)는 지하철 1호선 독산역 인근 사무실까지 도보 출근을 한다. 그는 “철산대교를 건너려면 버스로는 30분이 걸리지만 걸으면 10분이면 된다”며 “최근 가산디지털단지 지식산업센터 입주가 늘면서 정체가 더욱 심각해지는 걸 체감한다”고 했다.

    ◇광명 일대 이미 포화지만…미래 불투명한 신안산선, 월곶판교선

    광명시 일대에서 벌어지는 극악의 교통 정체는 비단 철산대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구로·신도림으로 이어지는 고척교, 서부간선도로와 연결된 광명교도 출근 시간마다 꽉 막힌다. 광명에서 서울로 넘어가는 교량은 제한적인데, 차량 수요는 늘고 도로 용량은 그대로여서 병목 현상이 심각하다.

    광명시가 인구 28만명, 1㎢당 인구 밀도 5만명에 달하는 도시지만, 시내 지하철역은 7호선 광명사거리·철산역과 KTX와 1호선이 지나는 광명역 단 세 곳뿐이라는 점도 교통 체증이 악화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를 해소할 광역교통망 확충 사업도 뒷걸음질치고 있다. 광명에서 여의도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감이 컸던 신안산선은 지난 4월 공사 현장 붕괴 사고 이후 사실상 중단됐다. 시흥에서 광명을 거쳐 판교로 이어지는 월곶판교선은 사고가 난 광명역 구간을 신안산선과 공유하고 있어 지연이 불가피하다.

    [땅집고] 서울 광명시 광명동 '광명센트럴아이파크' 공사 현장. 올해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땅집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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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7년까지 1만2000가구 추가 공급…가격은 오름세

    동시에 주택 공급이 대규모로 예정돼 있다는 점은 악재다. 연내 광명11·12구역에서 4291가구를 포함해 2027년까지 전체 1만20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 단지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가구 규모인 1만 2032가구에 맞먹는 물량이다. 2032년에는 광명·시흥신도시 7만 가구 규모 입주 물량도 쏟아질 예정이다.

    다만 공급 부담이 커지고 있음에도 가격 흐름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미 인근 서울 금천·구로구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금천구 아파트 평당 거래가는 2340만원, 구로구는 2540만원 수준이지만 광명시는 2720만원으로 200만원 이상 높다. 거래량도 꾸준하다. 2023년 2004건에서 2024년 3331건, 2025년 3263건으로 증가세다.

    시장 분위기를 타고 분양가도 올라가는 추세다. 광명뉴타운에서도 초역세권 입지를 갖춰 대장 구역으로 꼽히는 광명11·12구역 분양가는 최근 1평(3.3)㎡당 4500만~4700만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서울 평당 분양가가 4535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가보다 300만원가량 높게 책정한 것이다.

    광명동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광명 일대 교통 환경이 열악하다고는 해도 신축 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큰 신혼부부들의 실수요가 쏠리면서 거래량이나 가격 상승세가 꾸준하다”면서 “인근 시흥시나 개봉동 구축 단지를 처분하고 광명뉴타운으로 넘어오는 수요도 많은 편”이라고 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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