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8.28 06:00
[땅집고] “잠실래미안아이파크 학생이 잠실초로 배정받으면 저희 아이들은 10시50분부터 밥을 먹는 3교대 급식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부족한 운동장이 거의 사라지겠죠.”(잠실파크리오)
“코 앞에 있는 학교를 두고 원거리 통학이라니요.”(잠실래미안아이파크)
서울 송파구 잠실 대단지에서 초등학교 배정을 두고 다툼이 불거졌다. 올해 12월 ‘잠래아’ 입주로 인해 잠현초와 잠실초 증축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고 있는 파크리오 주민들이 과밀학급을 우려하고 나선 것이다. 반면 ‘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래아) 입주예정자들은 800m가량 거리의 초등학교 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코 앞에 있는 학교를 두고 원거리 통학이라니요.”(잠실래미안아이파크)
서울 송파구 잠실 대단지에서 초등학교 배정을 두고 다툼이 불거졌다. 올해 12월 ‘잠래아’ 입주로 인해 잠현초와 잠실초 증축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고 있는 파크리오 주민들이 과밀학급을 우려하고 나선 것이다. 반면 ‘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래아) 입주예정자들은 800m가량 거리의 초등학교 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 “우리 아이 먼저” 잠실 초등학교 대전 벌어진 이유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은 최근 잠실초와 잠현초, 잠동초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실 증축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학교 면적, 학생 수에 따라 운동장에 모듈러 교사(교실)을 설치하겠다는 주요 내용이다. 잠동초(4개), 잠실초(6개), 잠현초(6개) 교실을 확대한다. 지원청은 9월 중 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11월까지 분산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파구 가락동 해누리중, 강남구 자곡동 율현초 등은 모듈러 교실을 활용 중이다.
이는 12월 ‘잠래아’ 아파트 입주로 학급당 인원이 늘어날 것에 대비한 조치다. ‘잠래아’는 1980년 준공한 잠실진주아파트 1507가구를 재건축해 들어선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3개동 총 2678가구 규모 대단지다.
◇ 파크리오 입주민 “좁은 운동장 더 좁아진다고?”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잠실초와 잠현초 배정 단지인 파크리오 주민들 사이에서는 ‘과밀’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파크리오는 6864가구 대단지로, 단지 내에 2개 초교가 있다.
파크리오 일부 입주민들은 ▲과밀 학급 ▲3교대 급식 불가피 ▲학생 1인당 체육장 면적 감소 등이 우려된다며, 교육지원청이 증축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잠실초 학생 수는 864명으로, 학급당 학생 수는 21.1명이다. 잠현초는 전교생 739명, 학급 당 학생 수가 22.4명으로 보다 많다.
파크리오 입주민 A씨는 “모듈러 교실을 만들면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대폭 줄고, 안전과 교육, 급식 환경 등이 모두 저하된다”며 “교육청이 방관해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으니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2017년 교육청이 미성·크로바 조합 측에 학교용지 확보를 요구했으나, 조합이 사업성을 내세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합의 책임이 크다고도 지적했다. 당시 교육지원청은 “만약 학교용지를 내놓는 경우 재건축 사업성이 악화돼 사업이 불가능함을 통보받았다”는 의견을 남겼다.
◇ 잠래아 입주민 “800m 거리 학교 못 가”
반면 잠래아 입주 예정자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지역 이기주의’라며 맞서고 있다. 잠래아 역시 잠실4동 관내 초등학교인 잠실초, 잠현초를 배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잠래아의 경우 2024년 10월 입주자 모집 공고 당시 배정학교를 기재하지 않았다.
입주예정자라고 밝힌 B씨는 “파크리오 일부 강성 학부모들의 집단이기주의가 파크리오 전체의 목소리로 비춰진다면 잠실4동의 미래까지 훼손하게 될 것”이라며 “잠실초 교육환경 개선에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인근 비과밀학교로는 방이초, 풍성초 등이 있다. 전교생이 491명인 방이초의 경우 단지 끝에서 880m 거리에 있으나, 왕복 8차선 올림픽로를 관통해야 한다. 학생 수가 261명에 불과한 풍성초는 파크리오, 성내천을 지나가야 한다. 도보 25분 거리에 있다.
◇ 학령인구 감소, 학교 신설 진통 불가피
이 같은 배정 학교 논란은 학령인구가 감소할수록 더욱 심화하는 추세다.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 인구가 늘면서 자연스레 학교 수요가 생기지만, 교육청 입장에서는 선뜻 학교 신설을 수용할 수 없어서다. 수요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모듈러 교실·2부제 수업 등을 도입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앞서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중학교 용지를 확보했음에도,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서울시 공공공지로 전환할 뻔한 위기를 맞았다. 결국 ‘중학교 도시형캠퍼스(분교)’를 설립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서울 학령 인구는 나날이 감소 추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관내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 수는 5만2071명이다. 2014년 7만9656명 대비 34% 줄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