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8.25 06:00
[땅집고] 국내 최대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물류자산을 유동화하기 위해 리츠(부동산 투자회사·REITS)를 설립한다. 쿠팡은 국내 물류센터 유동화를 통해 3조~4조원을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쿠팡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추가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업계에서도 물류센터 투자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알파자산운용이 설립하는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에 지분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리츠 사업을 추진한다. 쿠팡이 지분 100%를 보유한 쿠팡대전풀필먼트제일차가 지분 약 9%를, 나머지를 알파자산운용이 책임져 새롭게 만들어질 계획이다.
◇ 쿠팡, 물류센터 리츠에 4조원 조달…프로젝트리츠 활용할 수도
물류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풀필먼트 센터 등 대형 물류센터를 30개 이상 운영 중이다. 2014년 로켓배송을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9조원 이상을 물류 인프라에 투자했다. 현재 쿠팡대전풀필먼트제일차가 개발하는 남대전 프레시 풀필먼트 물류센터를 먼저 유동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물류센터는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연면적 약 8만8000㎡ 규모의 대형 시설이다. 향후 프로젝트 리츠를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이어진다.
본격적으로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인가를 받는 기간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쯤 리츠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내 물류센터 시장은 2022년 이후부터 약 2년간 고금리, 경기침체와 맞물려 거래가 급감하고 임대료도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서서히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임대료도 반등하는 추세다. 특히 온라인 주문 후 포장, 배송까지 담당하는 풀필먼트 수요가 확대되면서 대형 물류센터는 다시 핵심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류 인프라에 투자를 많이 한 쿠팡의 입장에서는 리츠로 전환시 자산을 그대로 보유하면서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선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기대되는 쿠팡의 리츠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리츠 시장 내 대형 물류센터 자산 편입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 물류시장 침체기 지나 회복세…리츠로 투자도 확대될 것
젠스타메이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전반적인 회복 흐름이 나타나는 가운데, 물류센터의 회복 기대감이 본격화되고 있다. 물류센터에 대한 회복기 전망은 47%로, 2022년 상반기 이후 처음으로 침체기(36%) 전망을 앞질렀다. 투자자 42%가 가격이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응답했으며, 임대료 또한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응답이 46%로 가장 많았다.
노종수 메이트플러스 물류사업본부 상무는 “리츠에 담길 물류센터는 쿠팡이 초기에는 직접 개발 소유하고 있는 센터 위주가 될 것으로 보여지는데 쿠팡 입장에서는 부동산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물류센터는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점차 공급이 줄고, 향후 물류 부동산 거래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 쿠팡 리츠를 계기로 물류 부동산은 더욱 투자자의 관심을 받을 전망”이라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