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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옥 옮기자마자 구조조정 날벼락?…건설사고·여천NCC 이중 직격탄

    입력 : 2025.08.25 06:00

    마곡 이전 중인 DL이앤씨, 다시 ‘구조조정설’ 확산
    DL건설 현장 사고·여천NCC 사태로 DL그룹 ‘이중고’

    [땅집고] 서울 강서구 마곡동 원그로브로 사옥 이전을 진행 중인 DL이앤씨가 또다시 구조조정설에 휘말리며 뒤숭숭한 분위기다. 건설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가율 관리를 통한 수익성 개선 등 효율적인 사업 관리에 치중하고 있는 가운데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는 분석이다.

    [땅집고] 돈의문디타워./DL그룹

    설상가상으로 정부가 건설사고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시사한 상황에서 자회사인 DL건설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또 DL그룹 자체가 여천NCC 사태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위기감까지 감돌고 있다.

    ◇ 사옥 이전·착공 감소로 ‘구조조정설’까지

    DL이앤씨는 이번달부터 서대문역 인근 돈의문 디타워에서 마곡 원그로브로로 사옥 이전을 진행 중이다. 현재 플랜트사업부는 원그로브 입주를 완료했고, 그외 사업부도 9월 중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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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이전은 도심 오피스의 높은 임대료 부담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려는 목적이다. 당초 DL이앤씨만 원그로브에 입주할 예정이었으나, DL그룹 내 전 계열사가 원그로브로 이전한다. 당초 알려진 바와 달리 전 계열사가 이전을 결정하면서 DL이앤씨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그로브 8~11층에 전 계열사가 입주하게 되면서 불필요한 인원을 감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땅집고] 마곡 원그로브.

    일각에서는 주택 사업 부문을 30% 정도 줄인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됐다. 지난해부터 주택 사업 부문 저성과자 대상 면담을 진행하며 한차례 구조조정설이 나온 바 있다. 또 올해 초 부발령 기준 명확화 규칙을 신설하는 취업규칙 개정을 단행해 구조조정 명분을 쌓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 직원수가 감소했다. 2024년 말 기준으로 DL이앤씨 전체 직원수는 5589명이었는데, 2025년 상반기 기준 5165명으로 줄었다. 주택사업 부문은 2104명에서 1908명으로 줄었다. 플랜트사업 부문만 1652명을 유지했고, 그외 사업부는 모두 감소했다.

    이에 대해 DL이앤씨 관계자는 “마곡 사옥 이전에 따른 구조조정은 모두 와전된 소문일뿐”이라며 “주택사업 부문 직원 수가 감소한 것은 준공 현장 대비 착공 현장이 적어서 계약직 직원들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구조조정 여부와 별개로 업계에 소문이 퍼지면서 DL이앤씨 출신 경력직 인재들이 시장에 나올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진다. 실제로 최근 한 건설사의 경력직 채용에는 DL이앤씨 출신 지원자들이 있었고, 하반기 경력직 채용을 준비하는 중견 건설사들도 DL이앤씨 출신 지원자 채용을 미리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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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 현장 사망사고로 ‘위기감’ 고조

    DL이앤씨는 최근 들어 건설현장 사고로 인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8일 자회사인 DL건설의 경기 의정부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건설 현장 산업재해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시사해오고 있다.

    그 여파로 DL건설의 모든 현장의 공사가 중단됐고, 강윤호 대표, 하정민 최고안전책임자(CSO) 등 전 임원과 팀장, 현장소장이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20일에는 DL건설 서울사무소와 하청업체 등 총 4곳이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압수수색을 당했다.

    DL이앤씨도 지난 8일부터 선제적으로 모든 공사 현장 작업을 안전 대책, 매뉴얼 등에 대한 점검이 끝날 때까지 일시 중단했다. 현재는 전종필 CSO의 승인을 받아 모든 현장이 공사를 재개했다. 단 한 건의 사망사고로도 그룹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선제적 대응을 했다는 분석이다.
    [땅집고] 여천NCC 공장이 들어서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연합뉴스

    ◇ 여천NCC 사태로 DL그룹 ‘이중고’

    DL이앤씨와 함께 DL그룹의 핵심축을 담당하는 석유화학 부문 계열사에서 문제도 큰 타격을 줬다. DL케미칼이 1994년 한화솔루션과 각각 50% 지분으로 합작해 만든 여천NCC가 최근 부도 위기를 겪으면서다.

    나프타 분해 설비인 NCC(Naphtha Craking Center) 보유 기업 중 업계 3위에 해당하는 여천NCC는 2017년 영업이익 1조원까지 달성했던 ‘알짜’ 기업이었다. 2022년 이후 석유화학 업계의 장기 불황으로 인해 수년간 막대한 적자가 누적돼 부도 위기에 몰렸다. 대주주인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로부터 올해 초 각각 1000억원을 지원받았고, 7월에 추가로 1500억원씩 추가 출자 요청을 했다.

    한화솔루션은 지원을 결정했으나, DL케미칼은 ‘묻지마식 증자’는 거부하며 여천NCC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했다. 정부의 설득으로 DL케미칼이 지원을 결정하며 부도 위기를 넘겼다. 그 과정에서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책임 공방을 벌였다.

    DL그룹은 향후에도 무조건적인 유상증자 거부 입장을 유지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정부의 ‘석유화학업계 경쟁력 강화’에 배치되기 때문에 DL그룹 내 타 계열사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DL이앤씨가 DL건설 사망사고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호황기에는 여천NCC에서 나오는 배당금이 누적 5조원에 달했는데, 최근에는 부도위기를 방관하는 것처럼 업계에 비춰졌다”면서도 “정부에서는 여천NCC 부도보다는 기업에서 자체적인 합리화방안을 만들어오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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