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브레인시티 종합병원은 언제?" 아주대의 과천막계 동시추진론에 평택시민들 불안

    입력 : 2025.08.22 14:32

    [땅집고] 기업·연구·의료·주거 등이 들어서는 수도권 최대 복합 지식기반 산업단지인 평택시 브레인시티 중심부 땅이 수년째 방치될 위기에 처했다. 3만 9670㎡(1만 2000평) 부지에 걸쳐 500병상 규모 병원을 짓기로 한 아주대의료원은 공사비 상승 등을 내세워 병원 설립 계획을 연기 중이다. 아주대병원이 이런 상황에서 과천 막계지구 10만 ㎡(3만평) 복합개발사업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브레인시티 병원 건립 사업이 동력을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평택에서 나온다. 평택의 지역언론들은 “아주대의 과천 종합병원 건립 사업 공모 참여로 병원 재원조달 방안이 불투명한 평택 병원의 사업 취소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스트 평택캠퍼스, 아주대 평택병원 등이 들어서는 브레인시티(482만㎡)는 인공지능(AI) 산업단지와 함께 1만7360가구 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중흥토건이 지분 42%를 보유한 브레인시티PFV가 사업을 주도한다.

    [땅집고] 경기 평택시 도일동 일대 브레인시티 조감도. /중흥토건

    ◇ 재원조달 불투명에 ‘브레인시티 병원’ 차일피일 착공 미루는 아주대병원

    22일 평택시의회 등에 따르면 브레인시티 의료복합타운 조성 완공 시점은 당초 2030년에서 2031년으로 미뤄졌다. 사업자인 아주대병원은 2022년 6월 병원부지 3만9670㎡를 24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공장용지 가격이 300만원대였지만, 병원유치를 위해 파격적으로 토지가격을 낮춘 것이다.

    병원 건설비용은 당초 2900억원 선이었으나, 현재는 50% 이상 증가한 4350억원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인시티 PFV 1000억 원, 아주대병원 공동사업자가 지식산업센터 개발 이익 중 1000억 원, 아주대병원이 직접 900억 원을 투자하는 구조였는데, 상승분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평택뿐 아니라 수도권 전반의 지식산업센터의 공실이 많아, 지식산업센터 착공시기도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준구 평택시의원은 “공동사업자가 1000억원을 투자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업 지연으로 늘어난 사업비 1450억원을 누가 얼마씩 더 부담할지에 대해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아주대병원은 브레인시티 중심부 1만2000평 부지를 확보한 채 건립 의지가 있음을 내세우며 사업비가 마련될 때까지 한없이 기다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제2의 송도병원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세의료원은 당초 2010년까지 송도에 종합병원을 준공하기로 했지만, 올해로 15년째 지체된 상황이다. 연세대는 송도 7공구 부지를 원가로 제공받아 2만6000평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5층 800병상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었다. 사업 초기까지만 해도 병원을 짓는 데 45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업지연으로 공사비가 9000억원까지 오르면서 착공이 지연됐다. 2028년 이후에나 개원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땅집고]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아주대병원 전경. /아주대병원

    ◇ 평택 삽도 안 떴는데, 과천에 또 짓는다고?

    이런 가운데 아주대병원이 과천 막계지구 복합개발사업에 도전장을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주대병원이 평택을 뒤로 하고 과천을 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과천이 '준강남'으로 불리는 입지인 데다, 막계지구 병원이 브레인시티 병원보다 수익성이 좋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공원 역세권의 핵심 개발지로 불리는 과천 막계동 특별계획구역은 과천시 막계동 일원 155만㎡ 규모에 걸쳐 있다. 과천시는 이중 10만㎡에 걸쳐 500병상 규모 병원, 시니어타운 등을 조성해 응급의료체계 및 미래지향형 의료시스템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2차 사업자 공모를 마쳤다. 아주대병원 컨소시엄과 차병원 컨소시엄 2파전으로 치러진다.

    아주대병원 측은 본원(수원)과 평택, 과천 병원 신설을 통해 수도권 남부지역 의료 삼각구도를 구축한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평택시민들 사이에서는 착공이 미뤄지는 만큼, 병원 착공이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평택시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급히 관련 회의를 소집했다. 아주대병원의 과천 막계지구 사업 도전이 가시화한 직후인 지난 달 24일 정장선 평택시장은 시청에서 김경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외부총장, 한상욱 아주대학교 의료원장 등과 자리를 가졌다. 이날 아주대의료원 측은 "평택 병원 추진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준구 평택시의원은 “아주대 병원은 평택시의 필수 시설”이라면서 “아주대 병원건립을 전제로 브레인시티의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도 많은 만큼, 평택시와 중흥건설은 조기에 병원이 착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westseoul@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