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8.21 06:00
[시니어 하우징 멘토를 만나다] 한만기 노블라이프케어 대표 “호텔 등급이 곧 시니어타운 지표될 것”
[땅집고] “앞으로 시니어타운 개발 사업 PF는 호텔 참여 여부가 좌우할 것입니다. 시행사가 시공사가 운영경험 없이 5성급 호텔 급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기란 불가능해요. 호텔은 입주자 기대감과 분양 계약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땅집고] “앞으로 시니어타운 개발 사업 PF는 호텔 참여 여부가 좌우할 것입니다. 시행사가 시공사가 운영경험 없이 5성급 호텔 급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기란 불가능해요. 호텔은 입주자 기대감과 분양 계약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호텔신라와 호텔롯데앤리조트, 파르나스호텔 등 5성급 호텔이 줄줄이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 진출한 가운데, 이들의 역할이 부동산 개발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국내 최고급 시니어타운 ‘더클래식500’, 금융권 최초 시니어타운 ‘평창카운티’ 시설장을 지낸 한만기 노블라이프케어 대표는 최근 땅집고와의 인터뷰에서 “시니어타운 개발 사업에서 호텔은 시행사와 대주단, 입주예정자의 불안감을 줄이는 헷지(hedge) 역할을 한다”며 “장기적으로 시니어타운 업계에도 호텔처럼 등급 문화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8월28일 개강하는 땅집고 노인복지주택 관리 및 운영 전문가 과정에서 보증금 운영 방법과 수익 분석, 재정 안정성 확보 등 ‘재무 관리’에 대해 강의한다. 한 대표를 만나 시니어타운과 호텔 서비스의 연관성과 업계 전망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호텔이 시니어타운에 뛰어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호텔 운영 역량을 활용한다면 시니어레지던스 서비스 운영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니어타운과 호텔의 운영 목적은 각각 주거 관리 및 F&B(food and beverage)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시니어타운의 경우 여기에 더해 의료·영양·건강 서비스를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 호텔이 운영뿐 아니라 개발 단계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시니어타운을 짓는 것 역시 PF 대출을 일으키는 게 시작이다. 대주단은 사업 분양률이 높다고 판단하면 대출을 승인하는데, 시니어타운 PF를 진행할 때는 임대분양률과 운영 안정성을 본다. 그런데 시행사나 시공사가 시니어타운을 단독으로 운영한다고 하면 분양 계약이 이뤄지더라도, 입주 이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런데 여기 호텔이 파트너사로 참여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르신 입장에서는 호텔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호텔 서비스가 제공되는 만큼, 입주 이후 만족도도 높으 것. 결국 호텔 참여 여부는 입주예정자와 대주단의 우려를 한번에 해소하는 전략이다.”
- 그러면 호텔이 모든 시설 운영을 맡는 걸까.
“호텔이 주거 서비스를 잘 제공하지만, 어르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시니어타운은 운영 전문성이 매우 강조되는 분야라서 어르신을 가까이서 경험한 전문 운영사가 필요하다. 실제로 한남동에 짓는 ‘소요 한남’의 경우 호텔과 어르신 서비스 전문 기업이 모두 참여한다. 다른 곳보다 고도화한 서비스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소유와 운영을 분리한 사례가 많다. 삼성노블카운티의 경우 삼성생명이 소유하고 있으나, 삼성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상황이다. KB평창카운티도 이지스자산운용이 소유,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하는 것으로 이원화했다.”
- 호텔은 등급(성급)에 따라 숙박비가 차이나듯, 시니어타운 이용료가 영향을 받을 것 같다.
“그렇다.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운영사는 호텔 측에 브랜드 사용료 등 수수료로 지급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모두 시니어타운 이용료에 반영될 것이다. 서비스가 가격에 따라간다.
다행인 점은 충분한 이용료를 부담하고 고급 서비스를 제공받겠다는 수요가 이미 상당하다는 것이다. 과거보다 국민 소득 수준이 많이 올랐고, 노후를 즐겁게 보내자는 인식이 더욱 퍼지면서 이러한 고급 시설 수요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시니어타운도 호텔처럼 등급제를 만들 가능성이 있나.
“지금은 시니어타운 수가 너무 적어서 시장을 형성하는 게 우선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런 시대가 온다고 본다. 호텔의 등급 체계가 시니어타운 업계에도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까 한다.
5성급 호텔 등 상위 브랜드가 스탠다드(보급형) 등 아래 구간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낮은 점도 이러한 등급제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괜히 저렴한 가격의 서비스나 객실을 제공했다가, 브랜드 이미지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시니어업계도 결국은 가격에 따라 세분화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수요가 가장 두드러지는 호텔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시장이 먼저 자리를 잡은 후에 다음 단계인 스탠다드(보급형), 공공 시장이 열리지 않을까 한다.” /westseoul@chosun.com
땅집고가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노인복지주택 관리 및 운영 전문가과정(1기)’을 8월 개강한다.
강의는 5주간 총 10회로 진행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목요일 오후 3시~5시며, 수강료는 12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