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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평 72억 아파트 사우나 '인분 테러'…본질은 7080 실버의 증가

    입력 : 2025.08.17 06:00

    [연중 기획-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땅집고] 최근 강남권 최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래미안 원베일리’ 커뮤니티 내 사우나에서 인분이 발견돼 발칵 뒤집어진 가운데, 해당 사건이 고의가 아닌 실수일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가 많은 일부 시니어타운에서 이 같은 일이 종종 발생하고, 아파트 소유주 연령이 다소 높다는 점에서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커뮤니티 내 여자 사우나에 붙은 안내문. /온라인 커뮤니티

    ◇ ‘인분 논란’ 터진 강남 아파트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여성 사우나 탕에서는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인분이 발견됐다. 단지 커뮤니티 측이 게재한 안내문을 보면 이런 일은 지난달 22·29일, 이달 1·3일 등 2주 동안 4차례나 발생했다.

    원베일리 커뮤니티 측은 “발생 시간대 기준으로 사우나 출입 기록을 확보해 조사 중에 있다”며 “용의자는 앞으로 사우나에 입장 불가이며 적발 시 커뮤니티 이용 금지 및 손해배상도 청구됨을 공지한다” 경고했다.

    이 아파트는 서울 고가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달 전용 84㎡가 72억원(12층)에, 전용 116㎡가 92억원에 팔렸다. 이는 3.3㎡당(1평) 당 2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 “어르신 많은 곳? 어쩔 수 없어”

    사건이 불거진 이후 시니어타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놀랄 일이 아니다”는 반응이 나왔다. 고령자가 많은 일본에서는 온천 등지에서 이런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한국도 후기 고령자 비중이 높은 일부 시니어타운에서는 이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 주요 근력이 약해진 영향이다. 대소변 처리와 연관이 깊은 괄약근 등 골반 근육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더 시그넘하우스' 강남점의 경우 프로그램실 인근에 소형 화장실을 분산 배치했다. 어르신 생활 습관을 설계 단계부터 반영한 것이다. 시니어타운은 60세 이상 독립 주거 생활이 가능한 어르신이 지내는 임대형 주거시설이다. 한국에서는 크게 유료양로시설과 임대형 노인복지주택으로 나뉜다.

    아파트 소유주 연령이 다소 높은 것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더한다.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사업으로 지어졌다. 2019년 당시 조합원 평균 연령이 62세를 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합원 대다수가 입주했다고 가정하면 소유주 평균 연령이 70세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르신 비중이 높은 곳에서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면서도 “아파트 커뮤니티 역시 시니어타운처럼 입주자 만족을 위해 존재하는 곳인 만큼, 어르신의 커뮤니티 이용을 제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관리사무소나 운영사는 내부 청소와 소독, 물갈이 비용 등으로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밖에 없다”며 “현재로서는 서비스 공급자가 더욱 꼼꼼하게 관리하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 ‘액티브 시니어’ 10명, 후기고령자 1명

    이러한 해프닝이 반복되면서 관리의 어려움을 느낀 곳들도 있다. 경증 인지 장애가 생기거나, 신체 능력이 저하할 경우 운영사의 부담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서울 광진구 ‘더클래식500’의 경우 신규 입소자에 한해 75세 연령 상한선을 만들었다. 성북구 ‘노블레스타워’ 역시 85세 이하 독립 생활이 가능한 사람으로 신규 입소자를 제한하고 있다. 만 60세 이상 과학기술인 입소 가능한 ‘사이언스빌리지’는 중증치매 등 단독 취사가 어려운 입주민의 경우 보호자에게 요양원 전원이나 퇴소를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한 시니어타운 시설장 출신 A씨는 “어르신 연령에 따라 채용해야 할 직원 수가 크게 달라진다”며 “직원 1명 당 액티브 시니어는 10명, 80대 이상 어르신은 1명을 돌본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다만, 커뮤니티 관리 어려움으로 인해 연령 제한 기조가 확산할 가능성은 다소 낮다고 본다”며 “후기 고령자가 많은 시니어타운의 경우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인 상태이고, 최근에 짓는 시니어타운의 경우 사업 초기 단계부터 어르신 생활 습관을 설계에 꼼꼼히 반영해 리스크를 줄이려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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