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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5구역서 숨은 360억 땅 횡재…건설사 인수가 횡재 됐다

    입력 : 2025.08.13 06:00

    압구정 5구역 재건축 부지서 BS한양 소유 땅 606.9㎡ 발견
    평당 시세 2억원 넘어…재건축조합, 소유권 이전 소송 추진

    [땅집고] 아파트 브랜드 ‘수자인’으로 알려진 BS한양이 20년 전, 헐값에 인수한 기업 덕분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360억원대 토지 소유주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 회사는 2003년 470억원에 ‘한양’을 인수했는데, 이로부터 22년이 지난 시점에 ‘한양’ 명의로 된 금싸라기 땅을 발견한 것이다.

    금싸라기 땅은 바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일부 부지다. 일대 시세가 3.3㎡(1평) 당 2억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땅의 가치가 수백억원에 이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조선DB

    ◇압구정5구역 ‘한양’ 땅 나왔다

    최근 압구정 재건축 단지에서는 건설사나 서울시 명의로 된 땅들이 줄줄이 발견되고 있다. 2구역과 3구역에 이어 5구역에서도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한양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는 압구정5구역 조합 측은 ㈜한양(BS한양 전신)을 상대로 대지 지분의 소유권 이전을 청구하는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양 명의의 한양2차 아파트 대지 지분 이전 소송 진행의 건'을 의결했다.

    현재 한양 명의로 남아있는 한양 1차 아파트 대지 지분 면적은 약 179.179㎡(약 54평)으로 전해진다. 2차에서도 427.767㎡(약 129평)가량이 소유권 명의자가 조합원이 아닌 상황이다. 총 606.946㎡(약 183평)을 시세 2억원으로 계산할 때 땅의 가치는 366억원에 달한다.

    [땅집고] 압구정 재건축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조선DB


    ◇ 압구정 한양 땅인데, 다른 ‘한양’이라고?

    이는 등기 오류로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압구정5구역은 압구정2, 3구역과 달리 법적 다툼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압구정3구역의 경우 토지 공유자로 오른 현대건설이 시공권 수주에 적극 나서는 상황인 만큼, 협상 가능성이 높으나 압구정5구역의 경우 이러한 사정이 없었다. 압구정2구역은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해 유찰됐으나,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다.

    토지 소유권을 둘러싸고 법적 다툼을 벌이면 재건축 사업은 차질을 빚게 된다. 소송 대상자는 아파트 시공사 ‘한양’의 새 주인 BS한양으로, 토지 쟁탈전에 쉽게 물러날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짙다.

    [땅집고]BS한양 로고.

    당초 한양은 1970년대 목재 사업으로 건설 시장에 뛰어든 뒤 주택 건설업까지 반경을 넓힌 건설사였다. 기업 창업자인 배종렬 회장은 ‘아파트의 제왕’으로 불릴 정도로, 건설업에 적극 나섰다. 그러다 1983년 중동 사업 부진 영향으로 위기를 맞았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기 신도시 아파트 부실 시공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재기에 실패했다.

    1993년 부도 직전 상황에서 대한주택공사가 인수했고, 2003년 12월 전남 화순에 본사가 있던 보성건설이 광주에 기반을 둔 새창조건설과 컨소시엄을 꾸려 한양을 470억원에 인수하면서 현 상황이 됐다. 한양은 보성 계열사다. 올해 초 그룹이 사명을 BS그룹으로 바꾸면서 BS한양이 됐다.

    BS한양 관계자는 “소송 진행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며 “조합과 협의 가능한 범위에서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땅이 주민들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파트 준공 시점인 1978년부터 지금까지 한양 측이 소유권을 제기하지 않아 사실상 주민들이 20년 이상 점유했고, 이로 인해 시효 취득 조건을 충족했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관련 세금을 부담한 것도 소유권 이전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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