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8.12 15:45 | 수정 : 2025.08.12 16:32
[땅집고] 부산에서 해운대 오션뷰를 내세운 초호화 주거시설 ‘클리프턴 해운대’ 건물이 통째로 공매에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분양가가 한 채당 최고 50억원에 달할 정도로 비싼 탓에 모든 가구가 미분양되자 신탁사가 바로 공매 처분한 것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클리프턴 해운대’가 이달 11일 1회차 공매를 시작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에 따르면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클리프턴 해운대’가 이달 11일 1회차 공매를 시작했다.
‘클리프턴 해운대’는 하이엔드를 넘어선 하이퍼엔드 호화 주거단지로 짓는 최고 6층, 총 12가구 규모로 세대수가 적다. 분양가는 저층인 101층 전용 167㎡ 기준 최소 40억원에서 501호 ㎡가 최고 5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 단지는 해운대 해수욕장 동쪽 달맞이고개에 들어섰다. 해발 109m 와우산 자락에서 해운대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입지라 고급주택이 많이 들어서면서 1990년대까지만 해도 부산에서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혔다. 하지만 기존 주택들이 점점 낡아가고 해운대 바닷가에 초고층 신축아파트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비인기지역으로 전락했다. 달맞이고개 일대가 경관 보호를 이유로 고도제한을 받는 탓에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던 것도 수요자 관심에서 벗어난 이유 중 하나였다.
이후 해운대 일대 초고층 아파트 개발이 마무리되면서 3~4년여 전부터 달맞이고개가 다시 개발 잠재력을 가진 곳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클리프턴 해운대’ 개발도 이 같은 맥락에서 시작됐다. 달맞이고개 입지적 특성을 살려 ‘전실 오션뷰’와 ‘자산가를 위한 단 12세대의 품격’ 등 문구를 내걸며 홍보했다. 부산시에 본사를 둔 주식회사대동렌트카가 토지를 매입해 주택 개발에 나섰으며 시공은 드리움건설이 맡았다.
하지만 최고 50억원에 달하는 비싼 분양가 탓에 전체 12가구가 미분양됐다. 지난해 7월 준공했지만 1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집주인이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을 정도다. 결국 이 사업지 신탁을 맡은 KB부동산신탁이 ‘클리프턴 해운대’ 전체 주택을 개별 매각 방식으로 공매 처분하는 결정을 내렸다. 공매로 각 주택을 팔아 자금을 회수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공고에 따르면 ‘클리프턴 해운대’ 최초 공매 가격은 주택별로 최소 32억2000만원에서 최고 38억3000만원으로 책정됐다. 당초 분양가의 70% 수준으로 낮아진 금액이다. 총 12회차에 걸쳐 진행하는데, 유찰될 때마다 최저입찰가가 기존 회차 대비 20%씩 낮아지는 구조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클리프턴 해운대’ 가격 자체가 수십억원에 달해 수요가 한정돼있는 만큼 공매 초반 회차에서 새 주인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이달 12일 진행한 1회차 공매에서 12가구 전체가 유찰돼 기존 대비 낮아진 가격에 2회차 공매를 앞두고 있다. 예를 들어 30평대인 301호가 약 35억원에서 31억5000여만원에 재입찰을 진행하는 등이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