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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틀지마" "선풍기 금지"…폭염 속 경비원 갑질한 아파트

    입력 : 2025.08.09 06:00

    [땅집고] “경비실에서 선풍기 사용 금지라니…”

    [땅집고] 경기 부천시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호소문.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이 경비원의 선풍기 사용을 금지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최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근무하는 경비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호소문이 올라왔다. 해당 호소문에는 “경비실에 에어컨도 없는데 더운 날씨에 선풍기를 치우라는 주민이 계신다”며 “경비원이 근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만들어 달라”고 적혀 있다.

    이는 아파트 다른 입주민 A씨가 직접 공개한 것이다. 그는 “경비실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닌 업무공간이다”며 “근무 환경을 보장받는 것은 배려이기 이전에 기본이다”고 했다. 이어 “갑질하지 마세요”라며 “부디 사람답게 살자”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 구축 아파트 경비실에 설치된 'GoldStar'(골드스타·금성) 에어컨. /김서경 기자

    이러한 에어컨 논란은 비단 부천만의 일이 아니다. 서울 강남권의 고가 아파트에서도 체감온도 40도를 육박하는 폭염을 힘겹게 버티는 경비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나, 노후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는 제대로 된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보기 어려운 형국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 재건축 예정 단지 경비실에는 설치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래된 에어컨이 달려 있었다. 누렇게 바랜 에어컨 가운데에는 ‘GoldStar(골드스타)’ 로고가 그려져 있다. LG전자의 전신인 럭키그룹이 ‘골드스타’를 1979년부터 2000년까지 쓴 점을 고려하면, 최소 25년이 된 기기다. 에어컨 교체 권장 주기인 10년 안팎을 훌쩍 지났다.

    아파트 재건축을 앞둔 만큼, 내부 환경 개선에 소극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단지는 재건축 사업 추진 영향으로, 매매 호가가 55억원까지 치솟았다.단지 경비원 A씨는 “아직 직원들이 종종 사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필터 청소를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구축 아파트의 경우 구조 상 냉방기 설치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며, 에어컨 설치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서울시 등 지자체가 관련 기준을 대폭 개선한 만큼, 현실적으로는 냉방기 설치가 어렵지 않다는 분위기가 짙다. 서울시는 2021년 ‘서울시 건축 조례’를 개정해 공동주택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할 때 이를 ‘허가’가 아닌 ‘신고’만 하면 가능하도록 했다.

    중국에서 아파트 경비원이 에어컨도 없는 초소에서 쓰러져 사망했으나 회사 측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아 현지에서 논란이 일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북동부 산시성 시안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남성 저우씨가 경비실에서 아침 식사를 하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사건 당일 기온은 섭씨 33도까지 올랐지만 경비 초소에는 에어컨이 없었다. 유족 측은 저우씨가 폭염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만큼 산업재해라고 주장했지만, 회사측은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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