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8.09 06:00
[땅집고] 서울 못지않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하며 과천과 함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을 이끌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가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이후 급격한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재건축 기대감에 최근 2년 새 5억원 이상 뛰었던 집값이 매수세 급감과 함께 하락 거래가 속속 나오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분당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월 1300건을 넘었으나 7월 31일 기준 71건에 그쳤다. 한 달 만에 거래량이 약 95% 줄어든 셈이다.
이런 가운데 수억원이 떨어진 실거래가가 등장해 논란이 됐다. 분당 이매동 ‘이매동부코오롱’ 전용 163㎡가 7월 21일 1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6월 신고가인 20억5000만원 대비 7억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규제 시행 직후 이뤄진 급락 거래지만, 현장에서는 증여성 특수거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해당 매물 소유주가 전부터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안을 상담해 왔다”며 “요즘은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어도 전화 한 통 오지 않을 정도로 거래가 멈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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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거래가 아니라도 하락 거래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이매동 ‘이매성지’ 전용 101㎡는 7월 21일 14억5000만원에 매매됐는데, 불과 두 달 전인 5월 17억3000만원보다 3억원 낮았다. 운중동 ‘산운13단지데시앙’ 전용 84㎡도 7월 12일 12억1500만원에 거래돼 규제 시행 전날(6월 27일) 가격보다 1억원 이상 떨어졌다. 같은 단지 115㎡ 역시 6월 27일 16억3000만원에서 7월 15억5000만원으로 8000만원 하락했다. 현장에서는 “퇴직자들이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규제 발표 직전 체결된 계약이 해제된 사례도 잇따랐다. 삼평동 ‘봇들마을’ 전용 59㎡는 6월 27일 15억원에 계약됐으나, 규제 발표 직후 당일 해제됐다. 수내동 ‘푸른마을(벽산)’ 전용 131㎡도 6월 24일 19억5000만원에 계약됐지만, 발표 사흘 뒤 취소됐다. 정자동 ‘한솔마을 3단지’ 전용 59㎡ 역시 6월 13일 11억500만원에 거래됐으나 규제 발표일에 계약이 취소됐다.
현장에 따르면, 이번 급랭의 원인은 정부가 대출 규제를 유예 없이 다음날부터 전격 시행한 데 있다. 고가 아파트 매입을 위해 자금 조달 규모를 늘렸던 수요자들이 잔금 마련이 막힐 것을 우려해 계약금을 포기하고서라도 거래를 철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 부동산 관계자는 “대책 전에는 집을 보지도 않고 나오는 대로 거래됐지만, 지금은 문의조차 거의 없다”고 전했다.
대출 규제 이후에 대장 아파트인 정자동 '파크뷰', 판교동 '판교원3단지푸르지오' 등은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시장 전반에 드리운 관망세는 짙다. 한때 ‘천당 아래 분당’이라 불리며 수도권 집값 상승을 이끌던 분당 부동산 시장이 이번 규제 여파를 딛고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0629a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