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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재건축 무슨일? 공작아파트 설계논란에 운영위 전원 해임

    입력 : 2025.08.01 06:00

    여의도공작 ‘설계 논란’, 운영위 해임으로 일단락
    사업 정상화로 KB신탁 정비사업 역량 입증 필요성

    [땅집고] 다수 소유주들의 동의 없이 설계를 변경했다며 갈등이 폭발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공작아파트’ (☞단지정보 알아보기) 재건축 사업이 정비사업운영위원회 전원을 해임하며 관련 논란이 일단락됐다. 향후 재건축사업 정상화를 통해 KB부동산신탁의 도시정비사업 관리 역량을 입증하겠다는 구상이다.
    [땅집고] KB부동산신탁 로고./KB부동산신탁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공작은 지난달 26일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를 열어 정비사업운영위원회(운영위) 구성원 전원을 해임했다. 신탁 방식 재건축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 358명 중 246명이 참석한 가운데 A 운영위원장 해임에 192명이 찬성했다. 그외 운영위원 9명에 대한 해임안도 190명 이상의 찬성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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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6년 준공한 여의도 공작은 최고 12층, 373가구에서 최고 49층, 3개동 570가구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나, 운영위 해임으로 공작 재건축은 사업 지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운영위 재구성까지 2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B부동산신탁이 얼마나 빠르게 사업을 정상화하는지에 향후 도시정비 업계에서 경쟁력 유지가 달렸다.

    ◇ 여의도공작 갈등 일단락? “새 설계안 요구”

    여의도공작 재건축 갈등의 원인은 설계 변경 과정에서 전체 소유주의 동의를 받지 않은 신탁사와 운영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KB부동산신탁이 작년 11월 영등포구에 제출한 도시계획 통합심의안과 전체회의에서 승인한 설계안이 다르다는 것이다.

    2023년 12월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될 때 의결한 기존 설계안과 비교해 소형 평형 가구수가 늘고, 대형 평형 가구수가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외에도 토지등소유자 고층부 우선 배정 조항 삭제, 커뮤니티 면적과 주차대수 축소 등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 KB부동산신탁 측은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입찰 시 제안한 대안설계로 관련 기준과 가이드라인에 불충족해 수정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땅집고] 대우건설이 '공작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에 제안한 '써밋 더 블랙 에디션' 완공 후 예상 모습./대우건설

    설계 변경 자체도 소유주들의 불만을 야기했으나, KB부동산신탁의 소통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정비계획 변경 때 소수의 운영위 구성원들과 협의만 거쳤을 뿐 전체 소유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KB부동산신탁 측은 2023년 12월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통합심의 도서 작성과 보완에 대한 업무 일체를 사업시행자와 운영위가 위임 받았고, 관계법령상 통합심의안은 별도 의결 사항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운영위에 소유주 의견 수렴에 관한 권한 일체가 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전체 소유주의 의견을 들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일부 소유주들은 ‘공작아파트 재건축 정상화 추진모임’(이하 공정추)을 결성하고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KB신탁의 밀실행정 규탄’ 시위까지 벌였다. 운영위 전원 해임으로 갈등이 일단락됐으나, 소유주들은 새로운 설계안을 준비하라는 공식 요구와 함께 신탁사의 투명성 확보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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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가는 곳마다 갈등, 정비사업 역량 시험대

    KB부동산신탁은 주요 사업장에서 갈등을 일으킨 전례가 있다. 지난 2023년 6월 여의도 내 ‘한양아파트’에서 KB부동산신탁과 운영위는 정비계획, 정비구역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며 서울시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같은 해 10월 부지 매수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단지 내 상가(롯데슈퍼) 부지를 입찰공모 지침서에 포함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이후 상가 부지 1482㎡를 898억원에 매입해 고가 매입 논란까지 휩싸였다.

    반면 KB부동산신탁과 결별한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조합 방식 전환 후 탄탄대로를 탔다. 2017년 5월 사업시행자로 선정됐지만, 2018년 계약서에 ‘자금 조달에 따른 이율은 수탁자 내부 규정에 따른다’는 조항을 포함해 소유주들의 반발을 샀다. 사업비 이자를 신탁사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며 2023년 말 대교는 조합 창립총회를 열어 조합 방식으로 전환했다. 현재 대교는 여의도에서 가장 먼저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전망이다.

    [땅집고]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 정상화 추진모임이 7월 8일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KB부동산신탁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독자 제공

    ◇ 여의도 갈등 해결, ‘신탁사 미래 먹거리’ 정비사업 역량 입증 실마리

    KB부동산신탁이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의도 재건축 사업에서 쌓인 갈등을 원만히 해결해 역량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된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강남구 개포동 일대에서 강남권 첫 신탁 방식 정비사업 수주를 추진 중으로 존재감 확대의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최근 부동산 신탁 부실 방지를 위한 규제가 강화돼 도시정비사업이 신탁 업계 주요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7월 1일부터 책임준공형, 차입형 토지신탁의 총 예상 위험액을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하는 한도를 신설해 2027년까지 점진 적용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받는 정비사업은 규제에서 제외됐다.

    KB부동산신탁 역시 책준형 사업 리스크에 걸려있다. 지난해 매출 1396억원, 영업손실 10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KB부동산신탁이 피소된 소송사건은 28건이었는데 책준의무 미이행과 관련된 건 5건이었고, 올해 1건 추가돼 6건이 됐다.

    주요 재건축 사업지인 여의도에서 매번 갈등에 휩싸인 KB부동산신탁은 이번 공작아파트 사태를 원만히 해결해야 한다. 마포구 동교동 ‘기린동산빌라’, 성동고 성수동 ‘장미’(오티에르 포레)를 올해 착공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정비사업장이다.

    부동산신탁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부동산신탁사들은 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더 심한 경쟁을 직면할 것”이라며 “신탁 수수료 인하, 기존 사업장 갈등 관리 능력 등이 중요한 평가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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