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31 06:00
NH올원리츠, 370억원 유상증자…주가 36% 급락
디타워 편입, 시총 키운다는 전략
‘저점에서 유증’…투자자들 곡소리
[땅집고] NH올원리츠가 3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 든 이후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지난 5월 인수한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에 이어 종로 ‘돈의문 디타워’를 편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유상증자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 반응이 냉담해졌다. 올해 3698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증자 발표 이후 3200원대로 급락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국면에서 NH올원리츠의 주가는 반대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디타워 편입, 시총 키운다는 전략
‘저점에서 유증’…투자자들 곡소리
[땅집고] NH올원리츠가 3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 든 이후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지난 5월 인수한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에 이어 종로 ‘돈의문 디타워’를 편입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유상증자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 반응이 냉담해졌다. 올해 3698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증자 발표 이후 3200원대로 급락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국면에서 NH올원리츠의 주가는 반대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유상증자는 드문 일이 아니다. 부동산 매입을 위한 수순으로 자주 쓰이는 방식이다. 리츠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인 안정성과 배당 메리트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돈의문 디타워 담으려 유상증자…주가는 공모가 대비 36% 하락
NH올원리츠가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본확충을 하려는 이유는 서울 종로구 ‘돈의문 디타워’를 편입하기 위함이다.
서울 종로구 평동에 위치한 이 오피스는 지하 7층, 지상 26층, 연면적 약 2만6000평(8만6224㎡) 규모의 프라임급 건물로, 2020년 사용승인을 받았다.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과 직접 연결된 우수한 교통 접근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NH농협리츠운용은 지난해 11월 ‘NH오피스2호펀드’를 통해 이 빌딩을 인수했다. 평당 3430만원, 총 인수가는 8953억원 규모다. 여기에 기타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총 투자금은 9887억원에 이른다. NH농협리츠운용은 해당 펀드 만기를 15년으로 설정하며 장기 보유 의지를 드러냈다.
NH올원리츠는 총 운용자산규모(AUM)가 8500억원 수준인 상장리츠. 주로 수도권과 지방 핵심지 부동산 비중이 높은 리츠로 꼽힌다. 현재 분당스퀘어, 에이원당산, 이천 도지물류센터, 광주 에이원금남로·에이원광주역·엔스퀘어 등을 보유했다. 하지만 최근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을 새롭게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며 수도권 비중을 75%에서 81% 이상으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수원 에이원타워인계를 매각했다. 지방 광역시 핵심 건물에 투자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수도권 고수익 자산 비중을 확대하려는 시도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이와 온도차가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신주 발행가는 3315원으로 확정했다. 신주 1116만1387주(370억원)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기존 상장주식의 2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기존에도 3000원대였던 주가에 신주를 3000원대로 발행하고, 물량도 넘치게 설정해 NH올원리츠의 주가는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세다. 올초 3700원 가까이 올랐던 주가가 현재는 3200원선이며, 공모가 5000원과 비교하면 36%나 떨어졌다. 배당 수익률 기대감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투자자는 “공모가가 5000원인데, 유상증자를 3000원에 한다는게 정상적인 주식이냐”고 토로했다. 또다른 투자자는 “상장주식 대비 25%에 해당하는 물량을 추가로 상장하면 단기적으로 폭락할 수밖에 없다”며 “현금확보 여력이 되는 대주주는 유상증자 후 폭락한 주식을 장내 매수해 지분율을 올리려는 심산 같은데 아주 못됐다”고 했다.
◇코스피 5000시대 달려가는데, NH올원리츠만 역주행
특히 최근 ‘코스피5000 시대’ 진입을 기대하며 다른 주가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NH올원리츠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NH농협리츠운용 측은 유상증자를 통해 시가총액을 기존 1400억원대에서 2000억원 수준으로 달성해 ETF 등 자산지수 편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더 이상의 주가 하락이 없어야 이 같은 계획도 실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츠가 자산을 늘리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지만, 시장의 흐름과 맞지 않으면 오히려 주주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며 “최근 코스피 전반의 상승세와 대조되는 NH올원리츠의 흐름이 그 방증”이라고 말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