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31 06:00
[시니어 하우징 멘토를 만나다-下] 조은경 대웅개발 시니어사업팀장 “소득·자산 따라 질환 유형도 달라”
[땅집고] 조은경 대웅개발 시니어사업팀장은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고급 실버주택인 더클래식500에서 13년간 라이프케어 센터장으로 지내며 입소자 건강관리 시스템을 직접 설계하고 운영한 인물이다. 월 이용료만 수백만원을 낸 입소자 90% 이상이 건강관리 시스템을 가장 만족하는 분야로 꼽았을 정도다. 그는 “건물만 좋다고 입소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며 “‘우리 부모님이 머물러도 되겠다’는 신뢰를 주려면 건강을 다루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고 했다.
[땅집고] 조은경 대웅개발 시니어사업팀장은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고급 실버주택인 더클래식500에서 13년간 라이프케어 센터장으로 지내며 입소자 건강관리 시스템을 직접 설계하고 운영한 인물이다. 월 이용료만 수백만원을 낸 입소자 90% 이상이 건강관리 시스템을 가장 만족하는 분야로 꼽았을 정도다. 그는 “건물만 좋다고 입소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며 “‘우리 부모님이 머물러도 되겠다’는 신뢰를 주려면 건강을 다루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고 했다.
조 팀장은 8월28일 개강하는 땅집고 노인복지주택 관리 및 운영 전문가 과정에서 ‘메디컬 헬스케어 관리’에 대해 강연한다. 노인복지주택 입소자들의 건강 단계별 관리 방법과 운동 관리, 병원과의 의료 연계 방안 등에 대해 알려준다.
땅집고가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노인복지주택 관리 및 운영 전문가과정(1기)’을 8월 개강한다.
강의는 5주간 총 10회로 진행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목요일 오후 3시~5시며, 수강료는 12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운동, 식사, 간호 중에서 입소자 건강관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연령이 70~80세보다 낮은 60세 이상 액티브 시니어라 하더라도 의료·간호·영양·운동 이 네 가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하나라도 빠지면 건강 관리의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
-기억에 남는 건강 관리 패턴이 있다면.
“매년 입소자 별로 건강관리 지표를 세우고, 질환을 모니터링했다. 그런데 어르신들의 경제, 사회적 배경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다르더라.”
-예를 든다면.
“자산이 많은 성공한 사업가 출신 어르신은 심장질환이나 우울감 지표가 유난히 높다. 처음엔 ‘왜 이럴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그분들은 늘 긴장 속에서 일하시고, 퇴직 후에도 뭔가를 붙잡고 있어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들이다. 몸은 은퇴했는데, 뇌는 아직 회의실에 계신 거다. 그런 분들은 가만히 계시질 못하고, 자꾸 뭔가 하려다 스트레스를 받고, 그게 쌓여서 심장 쪽이나 우울감으로 이어진다.”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적은 분들은 어땠나.
“위장 질환이나 근골격계 질환이 많았다. 식생활이나 수분 섭취, 위생, 스트레스 누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반면 심장병이나 고혈압 같은 ‘관리형 질환’은 오히려 덜 보였다. 경제력·배경 따라 ‘아픈 부위’가 다르니까, ‘처방’도 달라져야 한다.”
-그렇다면 건강 관리 구체적인 방안을 어떻게 적용하나?
“자산 규모나 사회적 위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그 사람의 생활 패턴, 의사 결정 방식, 스트레스 관리 방식을 그대로 반영했다. 그런 걸 기반으로 질환군별로 맞춤형 건강관리를 설계했다. 예를 들면, 사업가군 어르신들에겐 심장과 멘탈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차상위 계층 어르신들에겐 소화기계 중심의 운동·식사 처방을 제시한다.”
-응급사고는 어떤 종류가 많았나.
“가장 많은 건 단연 낙상 사고다. 더클래식500은 베리어프리(Barrier-Free) 설계를 적용해 문턱이나 이런 것들이 아예 없다. 대신 침대 옆에 떨어진 물건 줍다가, 혹은 전선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방심’이 사고의 원인이다.”
-그럼 화장실도 위험한 것 아닌가.
“통상 집 안에서 발생하는 낙상 사고는 주로 화장실이나 주방의 물기 묻은 바닥 때문에 미끄러져 발생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 더클래식 500에선 화장실 내 낙상 사고는 거의 없었다. 우선 세대 내에 욕실이나 샤워실을 안 만들었다. 변기와 세면대만 있는 건식 구조인데다 안전바를 갖춰 사고 발생률이 현저히 낮았다. 대신 커뮤니티시설에 목욕탕과 사우나는 낙상 사고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시니어하우징은 결국 '삶의 질'을 다루는 산업이다. 건강을 다루지 못하면 그건 시니어 사업이 아니라 단지 부동산 사업일 뿐이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