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21 14:02 | 수정 : 2025.07.21 15:47
이재명 정부-오세훈 서울시 ‘임대주택 공급 경쟁’
“LH사업구조 개혁” vs “공공주택 진흥기금”
인천시는 포퓰리즘 끝판왕 ‘천원주택’
[땅집고] 진보 정당의 전유물로 여겨오던 임대주택 공급 경쟁이 여야 가릴 것 없이 뛰어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소속의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공 임대주택 공급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LH사업구조 개혁” vs “공공주택 진흥기금”
인천시는 포퓰리즘 끝판왕 ‘천원주택’
[땅집고] 진보 정당의 전유물로 여겨오던 임대주택 공급 경쟁이 여야 가릴 것 없이 뛰어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소속의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공 임대주택 공급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한도와 기간 제한 등을 포함한 대출 규제를 발표한 데 이어 주택 정책을 주도하는 국토교통부 장·차관 인사를 통해 부동산이 투자가 아닌 주거의 수단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윤덕 장관 후보자 지명, 이상경 1차관 선임 등 공공 임대주택 공급 확대 메시지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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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공공이 주도하는 임대주택 공급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최근 오스트리아 비엔나 출장 이후 “우수한 입지에 좋은 시설을 갖춘 고품격 임대주택이 공공주택 공급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또 공공임대주택 조성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공공주택 진흥기금’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 국토부 투톱 “LH 구조 개혁”-“공공임대주택 공급 노력”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토부 장차관 인선을 통해 공공주택 공급이 핵심 국정 과제임을 시사했다. 지난 11일 3선 국회의원 김 후보자를 신임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이 대통령 부동산 정책 멘토로 불리는 이상경 국토부1차관이 취임했다.
김 후보자는 공개적으로 공공주택,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 구조 개혁을 강조했다. 지난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인사청문 준비사무실 출근길에 “LH 개혁에 능동적이고 공격적으로 임해달라는 (이 대통령의) 주민이 있었다”고 밝혔다.

LH는 민간 기업에 공공 택지를 매각해 이익을 남기고, 이를 공공주택 사업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공공개발을 이어왔다. 이러한 사업 구조 개혁이 이뤄지면 택지 개발의 주체가 민간 기업이 아닌 LH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LH가 사업 시행, 주택 건립을 총괄하는 방식이 된다면 민간 분양주택보다 임대를 포함한 공공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택 관련 실무를 총괄하는 이 1차관은 직접적으로 임대 주택 확대를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취임식에서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청년과 신혼부부 등 무주택자들을 위한 부담 가능한 주택 공급, 주거복지 차원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 오세훈 서울시장 “공공주택 진흥기금 마련, 소셜믹스 강화”
오 시장은 최근 오스트리아 출장을 통해 영감을 얻은 공공임대주택 모델을 서울시에도 도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달 초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존벤트피어텔’, ‘노르트반호프’ 등 공공주택 단지를 찾아 “다양한 계층이 함께 거주하는 고품질 임대주택이 공공주택 공급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에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출범식에서도 ‘미리내집’(장기전세주택2) 공급 확대와 함께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의지를 밝혔다.
또 오 시장은 공공주택 건립을 위한 직접적인 재정 인센티브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민선8기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공공주택 진흥기금을 도입하고자 한다”며 “그간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해 주로 용적률, 건폐율 등 도시계획적 인센티브를 제공했는데, 이제 진흥기금을 통해 건축비, 토지확보 등 실질적인 비용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주택 진흥기금의 규모는 연간 2000억원, 10년간 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순세계잉여금, 배당금 등 기존 세입원을 재원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진흥기금을 통해 재정 인센티브를 부여하면 기존 공급 물량을 더해 연간 2500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이 시정을 다시 맡은 2022년 발표한 임대주택혁신방안 적용도 강화할 전망이다. 재건축 단지에 분양·임대주택을 혼합배치하는 ‘소셜믹스’도 임대주택혁신방안에 포함된다. 최근 한강변 재건축 단지의 한강뷰 위치에 소셜믹스를 적용하면서 일부 반발이 있었지만, 오 시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소셜믹스를 강조하는 바탕에 있는 가장 근원적인 목표는 어떻게 하면 공공주택을 더 많이,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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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서울의 임대주택 단지를 재정비해 공공주택 물량을 늘리는 것도 추진 중이다. 영구임대 단지인노원구 ‘하계5단지’, ‘상계마들단지’는 임대주택혁신방안의 고품질 임대주택 1호 적용 단지가 됐다. 올해 초 사업계획이 승인됐고, 내년 상반기 이주를 개시할 전망이다. 이후 입주 30년이 넘은 24개 영구임대 재정비를 순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강남 수서, 마포 성산, 강서 가양 등 선호 입지에 들어선 단지라 향후 수요가 높을 전망이다.
최근 사명에 ‘개발’을 명시한 SH의 역할도 임대주택 공급 측면에서 확대될 전망이다. 공사 핵심 사업인 미리내집은 그간 전 물량이 기존 주택을 매입해 공급해왔다. 직접 주택을 지어 공급하는 ‘건설형 미리내집’ 물량을 늘릴 예정이다. 성뒤마을, 구룡마을 등 공공재개발에서 물량을 확대하고 폐교용지, 유보지 등에 미리내집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 인천은 ‘천원주택’ 연간 1000가구 공급
최근 수도권에서 가장 파격적인 임대주택 공급 정책을 편 곳은 인천시다. 인천시는 하루 임대료 1000원, 월 3만원에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인 일명 ‘천원주택’을 연간 1000가구 공급한다.
인천도시공사에 따르면, 3월 ‘매입임대형 천원주택’ 500가구 입주자를 모집했고, 최근 134가구가 계약을 마친 뒤 입주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전세매입형’ 500가구도 이달 중 입주자 선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일 천원주택 입주행사에서 “인천의 ‘천원주택’처럼 지역 실정에 맞는 창의적인 주거지원 정책을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대주택이 지나치게 포퓰리즘으로 흐른다는 비판도 나온다. ‘천원주택’이 청년층의 주거사다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결국 재원문제로 한정된 인원만 혜택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도 마치 주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줄 수 있다. 포퓰리즘의 끝판왕이라는 베네수엘라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임대주택 천국이라는 베네수엘라는 정부의 재정을 임대주택에 집중 투입하면서 성장 동력 확보에 실패했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