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20 11:03 | 수정 : 2025.07.20 14:36
[땅집고] 노캐디 골프장에서 리모컨으로 조작하는 골프카트를 운행하던 중 동반자가 부상을 입은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골프장 측에 60%의 책임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구지법은 지난 5월 29일, A 보험사가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B 씨는 A 사에 893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과실 비율을 골프장 60%, B 씨 40%로 나누고, B 씨가 A 보험사에 부담할 금액을 893만원으로 결정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B 씨가 223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나, 이번 항소심에서 책임 비율을 재조정하며 금액도 상향했다.
이 사고는 2023년9월, 경남 거창군에 위치한 노캐디 셀프 라운딩 골프장에서 발생했다.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 관리하는 골프장이다. 이날 오전 9시 30분경, 일행 3명과 라운딩 중이던 B 씨는 세컨샷 지점으로 이동하기 위해 리모컨으로 카트를 조작했다. 이 과정에서 카트 도로변에서 전화 통화를 하며 걷고 있던 동반자 D 씨가 뒤따라오던 카트에 부딪혀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었다.

D 씨와 무보험자동차 보험계약을 맺은 E 보험사는 D 씨에게 3743만원을 지급한 후, 체육시설업자 배상책임보험의 보험자인 A 보험사에 구상금을 청구했고, A 사는 2233만원을 지급한 뒤 운전자 B 씨에게 구상금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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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B 씨의 안전운전의무 위반과 골프장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이 함께 작용한 사고”라며 “양측 모두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노캐디 골프장이라면 리모컨 사용법, 안전 수칙 등을 고객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하고, 리모컨 작동 중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마련했어야 한다”며 “골프장은 이를 하지 않아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B 씨에 대해서는 “카트 리모컨 사용이 처음이었고, 당일 리모컨 작동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주변을 살피지 않고 카트를 출발시켰다”며 과실을 인정했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