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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두달 만에 누수 사고 49층 대전 하늘채아파트.."시공사는 나몰라라…"

입력 : 2025.07.21 06:00

[땅집고] “이제 막 들어온 새집인데, 소방점검 한 번 했다고 물이 콸콸 새는 게 말이 됩니까. 시공사가 책임지세요!” (하늘채 스카이앤 2차 A씨)

“이상 신호가 뜬 지 12시간이 넘도록 방재실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자라고 보기 어렵습니다.”(코오롱글로벌 관계자)
[땅집고] 지난 달 25일 새벽 대전 중구 선화동 '코오롱하늘채스카이엔2차'에서 배관 누수가 발생했다. 주민들이 바가지 등 도구를 이용해 물을 퍼내는 모습. /독자 제공

대전 한 신축 아파트에서 배관 누수로 인해 주민들이 한밤중 물난리를 겪은 가운데, 일부 입주자와 시공사가 누수 대처 방안을 놓고 갈등 중이다.

시공사 코오롱글로벌 측은 단지 내 방재실이 비상 신호를 12시간 이상 인지하지 못해 배관에 문제가 생겼다는 입장이다. 반면 입주 입주자들은 부실 시공으로 인해 비상 신호가 떴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시공사의 원인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이 단지는 대전 중구 선화동에 위치한 ‘하늘채 스카이앤 2차’다. 지하 5층~지상 최고 49층, 전용면적 84㎡로 이뤄진 총 743가구 규모다.

[땅집고] 지난 달 25일 새벽 대전 중구 선화동 '코오롱하늘채스카이엔2차'에서 배관 누수가 발생했다. /독자 제공

■ 곰팡이 핀 입주 3달차 신축 아파트

‘하늘채 스카이앤 2차’의 누수 사태는 지난 달 23일 진행한 소방점검 이후 본격화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신축 건물은 사용승인(준공) 후 60일 이내 최초의 소방점검을 받아야 한다.

입주자 등에 따르면 소방점검 이틀 차인 25일 새벽 이 단지 203동 복도와 비상계단 등 공용부에는 물이 흘러 내렸다. 화재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설치한 소방 배관이 압력을 견디다 못해 터진 것이다. 이후 202동과 204동, 205동 등 다른 동과 지하주차장에서도 누수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을 보면 빨간색 굵은 배관에서 물이 콸콸 흐르고 있고, 바닥은 흘러 나온 물로 신발이 젖을 정도로 물이 흥건하다. 일부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관계자들은 한밤 중 대걸레와 바가지 등으로 물 퍼내기 작업을 진행했다.

이 단지 한 입주자는 “시공사가 하루 빨리 조속한 원인 규명과 보수에 나서야 한다”며 “밤새 물난리를 겪은 입주자들은 상당한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땅집고] 지난 달 25일 새벽 대전 중구 선화동 '코오롱하늘채스카이엔2차'에서 배관 누수가 발생했다. 주민들이 대걸레로 물을 밖으로 빼고 있다. /독자 제공

■ 시공사 ‘위험 신호 방치한 것’ VS 입주자 ‘위험 신호가 왜 뜨나’

양 측은 대처 방안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우선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 측은 사실상 관리 소홀에서 기인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현장 점검 결과, 펌프가 켜져 배관에 물이 계속 흐르자 방재실에 위험 신호가 전송됐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압력을 버티지 못한 배관이 터졌다는 것. 실제로 이 단지 일부 펌프는 12시간 이상 가동된 것으로 드러났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하자보수 매니저 증원, 주말 근무 확대, 직원 교육 강화 등 입주자 요청 사항을 모두 실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입주자와 소통하고 있다”며 “다만, 해당 사안의 경우 시공사의 부실 시공으로 인한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입주자들은 방재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과 별개로, 시공사가 펌프가 켜진 원인을 먼저 규명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아울러 배관이 이미 상당한 압력을 받아 파손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교체를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 단지 입주자 A씨는 “이유 없이 펌프가 돌아가 주민 피해가 발생한 만큼, 시공사가 책임지고 원인을 밝혀야 한다”며 “언제 또 이런 문제가 발생할 지 모르는 불안감을 안고 거주할 수 없다”고 했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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