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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장려하겠다고 혈세 143억 퍼붓는 대구시 논란

입력 : 2025.07.20 06:00

143억 혈세들여 프로포즈존 만들어야 하나

[땅집고] 최근 대구시가 140억원대 예산을 들여 젊은이들이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 ‘프러포즈 존’ 조성에 나선다고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올해 4월 사퇴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고안해낸 사업인데, 이용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도 대구시가 사업을 강행하겠다고 밝혀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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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대구시가 143억원을 투입하는 ‘신천 프러포즈 조성사업’ 조감도. /대구시

이 프로젝트 정식 명칭은 ‘신천 프러포즈 조성사업’이다. 대구시 도심권인 중구·수성구와 접해있는 하천 대봉교 하류 쪽에 직경 45m, 면적 1590㎡(480평)인 원형 데크와 광장을 조성한다. 올해 2월 첫 삽을 떴지만 하천이 범람하면서 공사를 잠시 중단한 상태인데, 오는 9월쯤 다시 재개할 예정이다. 2026년 4월 준공이 목표다.

대구시는 ‘프러포즈 존’을 이른바 ‘고백 성지’로 만들기 위해 이 곳에 연인 사이의 약속을 상징하는 반지를 형상화한 지름 45m 규모 복층 원형 데크를 만들기로 했다. 더불어 바닥에는 은은한 조명을 설치하고,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러브로드’와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 별도 이벤트 장소인 ‘프러포즈 룸’도 함께 짓는다. 또 서울 남산타워처럼 연인끼리 자물쇠 등을 걸어 사랑을 약속할 수 있는 ‘프라미스 존’까지 마련해 지역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땅집고] 대구시 ‘신천 프러포즈 조성사업’ 현장. /대구시

이 사업을 구상한 인물은 홍준표 대구시 전 시장이다. 그는 재임 당시 청춘 남녀를 위한 ‘사랑 고백 공간’을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프랑스 센강 퐁네프 다리에 가보면 선남선녀들이 평생 헤어지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며 자물쇠를 다리에 걸어두고 열쇠는 센강에 버린다고 한다, 우리 대구도 그런 프러포즈 명소로 만들어보려고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홍 전 시장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올해 4월 대구시장 자리를 내려놨다. 하지만 그가 떠난 뒤에도 대구시는 ‘신천 프러포즈 조성사업’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당시 공사비 105억원과 설계비 5억원을 합해 시 예산 11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는데, 심의 과정에서 추가된 야간 경관 조명과 낙하 분수 등 시설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반영해 사업비가 총 143억원으로 불어났다.

대구시가 140억원대 혈세를 들여 고백 명소를 만든다는 소식에 정작 젊은층은 이 사업이 이해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연인들이 남 보라고 고백하나, 조촐하든 성대하든 두 사람이서 하는거지”, “그 돈으로 신혼부부들 지원이나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등 댓글이 눈에 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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