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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광장' 재건축 갈등 활활 "신탁사-소유주 권리 무시" 반발

    입력 : 2025.07.14 06:00

    ‘여의도 광장 28’ 재건축, 일부 소유주 중소형 비율 67% 반발
    “신탁사 수요 조사 응답률 52%뿐, 전면 재검토 요구”

    [땅집고]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 광장(☞단지정보 알아보기) 28번지’의 일부 소유주들이 “고급화 재건축을 기대했는데, ‘오피스텔’ 단지로 바뀌어 벌써 집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소유주 의견을 배제한 정비계획안을 수립한 신탁사와 소통을 단절한 정비사업위원회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 광장아파트'./카카오맵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공람 공고된 여의도 광장 28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안이 소유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소유주들은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이 원활한 재건축 추진을 위한 주도적인 노력이 전무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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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정비계획안에 반대하는 소유주들은 ▲주민의견 재수렴 통한 정비계획 시정 ▲소유주 중심의 임시 전문가 자문단 구성 ▲정비사업위원회 배제 ▲토지등소유자 공식 소통 창구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대해 신탁사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소유주 수요조사를 진행했고, 추후 민원 사항을 반영해 정비계획을 일부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재건축 사업성을 고려해 정비계획안 전면 재검토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 “오피스텔 만들 셈이야?” vs “사업성 저해는 불가”

    여의도 광장은 1978년 준공한 최고 14층, 11개동 744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다. 서울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이지나는 여의도역 역세권 단지다. 여의나루로를 기준으로 나눠져 있는 3~11동(28번지)와 1~2동(38-1번지)가 각각 준공시점과 용적률 등이 달라 법적 다툼 끝에 분리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사업지는 토지등소유자 576명이 있는 28번지다. 2019년 사업시행자로 한국자산신탁으로 지정해 신탁 방식 재건축을 진행 중인데, 정비계획안을 수립하면서 주민 갈등이 터졌다. 지난 5월 8일 공람 공고된 여의도 28 정비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최고 56층, 5개동 1391가구로 재건축한다. 임대주택 232가구, 소유주 물량 576가구를 제외하면 58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면적별로 보면 ▲59㎡(이하 전용면적) 431가구(임대 187가구 포함) ▲84㎡ 513가구(임대 45가구 포함) ▲95㎡ 149가구 ▲112㎡ 149가구 ▲126㎡ 103가구 ▲140㎡ 46가구 등이다. 이에 대해 소유주 A씨는 “여의도에서 중소형 주택형이 가장 많은 정비계획으로, ‘오피스텔 재건축’이라는 오명까지 썼다”며 “신탁사가 분양 수익 수수료를 노리고 소유주가 원치 않는 정비계획안을 짰다”고 지적했다.

    정비계획상 여의도 광장 28 재건축 시 국민주택 규모(85㎡) 이하 가구는 전체의 67.86% 수준이다. 현행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에 정해놓은 재건축 시 국민주택 건설 비율 60% 대비 높다.

    이에 대해 한국토지신탁 측은 분양수익이 증가해도 그에 따른 신탁보수는 상한액에 240억원으로 제한돼 있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땅집고] 여의도 광장아파트 28 재건축 정비사업 투시도./영등포구

    또 다른 소유주 B씨는 소유주 대상 선호주택형 수요 조사 결과도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신탁사에서 수요 조사를 지난 4월 7~11일 진행했지만, 실질 응답률은 52%”라며 “정비계획안에 나온 분양희망 주택규모 자료는 이를 바탕으로 추산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탁사 측은 정비계획 수립 전 2023년 4월과 2025년 4월 희망평형조사를 진행했고, 주민 설명회도 지난 5월 두차례 진행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을 정비사업정보몽땅에 공지, 소유자 카톡방 통한 정비계획 내용 공유, 단지 내 상주직원 배치 등 소유주 의견 수렴 위한 활동을 펼쳐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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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정비계획안을 반대하는 소유주들은 “현재 정비계획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소유주 중심으로 임시 자문단을 구성해 새로운 정비계획을 한국자산신탁과 논의하라”고 요구했다.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일부 소유주들의 민원이 있다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정비계획 수립 과정에서 동의서 징구, 설명회 개최 등 도정법과 정관에 따른 적법한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다”고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대형 평형 분양을 원하는 소유주들의 불만 민원을 반영해 정비계획안을 1300가구대 초반으로 조정할 예정”이라면서도 “다만 일부 소유주들이 요구하는 정비계획안 전면 재검토는 사업성을 크게 저해할 소지가 있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주민 의견 대변해야 할 정비사업위원회, 개인이 좌지우지”

    소유주들은 신탁사와 정비사업위원회의 소통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신탁 방식 재건축에서 정비사업위원회가 소유주 의견을 대표하는 기구로 조합의 역할을 하지만, 여의도 광장 28은 정비사업위원장 C씨의 입김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C씨는 여의도 광장 재건축 사업 초기 단계를 주도한 인물로 지난해 4월 위원장직을 맡았다. 정비사업위원회는 정비위원 9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5명은 소유주 투표가 아닌 C씨가 임명한 것이다.

    소유주들은 “현재 여의도 광장 28 재건축은 한국자산신탁이 사업시행을 맡고 있지만, 전체 소유주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며 “위원장 개인에 의해 왜곡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신탁사 측에서 공식적인 소통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자산신탁 측은 “정비위원들은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정비사업위원회 운영규정에 따라 정비사업정보몽땅, 소유주톡방, 단지게시판 등 충분한 공고 후 보궐선출했다”며 “다만 소유주들이 민원을 통해 요구한 공식 채팅방 개설은 소모적인 논쟁만 낳을 것이 우려되나 갈등 조정도 신탁사의 의무이기 때문에 공식 카페 등의 창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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