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12 06:00
[땅집고] “여긴 동탄 신도시인가요? 아니요, 몽골입니다.”
고층 아파트 앞에 CU, GS25, 메가커피, 맘스터치가 줄지어 입점해 있습니다. 이곳은 한국이 아니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인데요. 과거 게르촌이 자리했던 이곳은 지금 한국식 아파트와 프랜차이즈 상권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도시 전체가 ‘K-도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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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란바토르는 현재 한국 건설사들의 핵심 투자처입니다. 코오롱글로벌은 2023년 울란바토르시 공공주택 사업을 수주해 5002가구(2957억원) 규모 아파트를 시공 중이며, 이는 현지 단일 사업 기준 최대 규모입니다. 울란바토르 시내에는 이미 한국 건설사가 시공한 아파트 단지가 10여 곳에 이르며, 주거부터 인프라, 소비 문화까지 아우르는 ‘도시 수출’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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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도심 변화는 한국 브랜드의 유통 확장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CU는 2018년 진출 후 2025년 기준 약 480개 매장을 운영하며 시장 점유율 70%를 기록했고,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이 방문합니다. 이마트는 5개 매장을 운영하며, 뚜레쥬르·맘스터치·메가커피 등도 도심 상권에 속속 입점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브랜드가 신축 아파트 단지와 연결된 상업시설에 입점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 유통이 아닌 한국식 소비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는 전략입니다.
또 다른 원인은 '소비 역수출'입니다. KOTRA에 따르면 약 4만명의 몽골인이 한국에서 장기 체류 경험을 갖고 있으며, 이들이 귀국한 뒤 한국식 주거 구조와 브랜드 상권에 대한 선호가 커졌습니다. 이들이 실수요자로 시장에 다시 등장하며, K-아파트와 K-상권은 현지에서 일종의 ‘프리미엄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한국 브랜드의 확장을 넘어 ‘삶의 방식’을 함께 수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몽골 부동산 시장은 수치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몽골 국립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울란바토르 신축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약 156만원(401만 MNT)으로 전년 대비 11.0% 상승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칸-울구 161만원, 칭겔테이구 155만원, 바양골구 150만원 수준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인플레이션을 넘어 실수요 기반의 상승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몽골인가. 첫 번째 이유는 낮은 건축비입니다. KOTRA에 따르면 몽골의 건축비는 한국의 30~50% 수준으로 추산되며, 인건비와 토지가격도 훨씬 저렴합니다. 두 번째는 법적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입니다. 몽골은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가 가능하며 토지 사용권도 최대 60년까지 설정할 수 있어 외국인 투자자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도시화 초기 단계입니다. 울란바토르 외곽은 아직 본격적인 도시화가 시작되지 않은 상태로, 향후 확장성이 크고 개발 여력이 풍부합니다. 마지막은 물리적 접근성입니다. 서울에서 울란바토르까지 항공 거리 약 3시간, 시차도 거의 없어 현지 사업 운영에 있어 시간적 부담이 적습니다.
금융 부문에서도 한국 자본의 진입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2024년 한국투자증권은 몽골 주택금융공사(MIK)의 2억2500만 달러 규모 글로벌 채권 발행에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습니다. 이로써 단순 건설과 유통을 넘어 금융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진출이 이뤄지고 있는 셈입니다.
도시는 더 이상 단순히 땅 위에 집을 짓는 공간이 아닙니다. 도시의 구조와 소비 생태계를 누가 설계하느냐에 따라 그 도시의 경쟁력과 방향성이 결정되는 시대입니다. 지금 몽골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행보는 단순한 수주 사업을 넘어선 ‘도시 시스템 수출’ 입니다.
아파트 구조부터 프랜차이즈, 금융까지 한국을 닮은 도시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울란바토르. 이곳은 이제 단순한 신흥 시장이 아니라, 한국 자본이 도시의 성장 구조를 직접 설계하는 신흥 투자 격전지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흐름이 멈추지 않는다면, 몽골은 머지않아 ‘제2의 K-도시 모델’로 전 세계 부동산 업계에서 주목받게 될 것입니다. /im-g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