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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재팬' 외치다 몰려든 한국인 탓에 호텔 숙박료 폭등…세금폭탄 써서 막겠다는 일본

입력 : 2025.07.11 06:00

세금 5배 징수로 관광 막겠다는 日
한국인 관광객, 압도적 1위

[땅집고] 최근 일본 언론은 호텔 요금이 2019년에 비해 40% 정도 폭등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도쿄의 비즈니스 호텔들은 1박 10만원대가 많았지만, 현재는 대부분 20만원이 넘고 좋은 호텔은 30만원을 훌쩍 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이후 중단됐던 해외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도쿄 등 일본 주요 도시의 호텔 요금이 유례없이 치솟고 있다. 주간지 다이아몬드에 따르면 고급 호텔인 ‘하얏트리젠시 도쿄’의 최저가가 5만1612엔(28㎡)으로 홍콩 침사추이의 3만7608엔, 미국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소마지구 4만3566엔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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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제작= 임금진

호텔 숙박료 폭등에는 한국인들의 못 말리는 일본 관광열풍이 한몫하고 있다. 작년 일본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3686만 9900명으로, 전년 대비 47.1% 증가했다. 이 중 한국인 방문객은 882만 명으로, 국가별 방문객 집계에서 압도적 1위이다. 중국인은698만명으로 한국보다 184만명이 적다. 한때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노재팬(No Japan) 운동까지 벌어졌지만, 한일 관계가 풀리고 엔저까지 겹치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 “세금 폭탄으로 외국인 방문 막자”

한때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골몰하던 일본도 관광객 급증으로 부작용이 속출하자 각종 세금을 올리고 있다. 일본 정부가 출국세 명목으로 징수하는 ‘국제 관광 여객세’를 현행보다 3~5배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관광 여객세는 2019년 1월 도입됐다. 일본에서 외국으로 가는 항공기나 크루즈선 탑승객에게 1인당 1000엔을 징수해왔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일본인 모두 내야 한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여객세가 3000∼5000엔 정도로 올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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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일본 도쿄 뉴 오타니 호텔 전경. 지난 5월 일본 호텔 평균 객실 단가가 2만3579엔(약 24만원)으로 치솟았다. /조선DB

교토시는 내년 3월에 호텔 투숙객으로부터 걷는 숙박세의 상한액을 1박 1000엔에서 1만엔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현재 교토시는 숙박세 수입이 52억엔에서 126억엔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늘어난 숙박세로 관광인프라 개선에 사용할 계획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숙박세를 걷는 지자체도 급증하고 있다. 2023년 숙박세를 징수하는 일본 지자체는 9곳이었으나, 올해는 25곳으로 늘었다.

일본의 일부 업체들은 외국인에게 더 비싼 요금을 받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텔 객실을 외국인들에게 단체로 판매할 때 내국인보다 비싼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명한 희메지성은 내년 3월부터 시민은 1000엔, 시민이외에는 2500엔으로 입장료를 이원화한다. 당초 외국인입장료만 올리려 했으나 시의회 반대로 무산됐다.

■ 일본인들은 호텔 대신 ‘야간버스’, ‘차박’

일본인들도 호텔 숙박 요금이 치솟자, 민박을 이용하는 등 자구책을 찾고 있다. 밤새 달리는 야간버스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

일본 야간 버스 운행사 ‘윌러 익스프레스’가 최근 고객 182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85%가 “최근 1년 새 호텔 등 숙박 요금이 비싸졌다”고 했고 이들 중 63%가 “호텔 숙박료가 비싸 야간 버스를 이용했다”고 답했다. ‘고치역전관광’은 지난달 도쿄·도쿠시마·고치현을 오가는 코스에 앞뒤 좌석을 2층 침대처럼 조정할 수 있는 야간 버스를 도입했다. 이 버스 편도 운임은 7000엔으로 첫 승차권 판매 개시 당시 5분도 안 되어 전석 매진됐다.

편의점 운영 기업 로손이 점포 주차장을 이용한 ‘차박’ 서비스도 시작한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 등에 따르면 로손은 이달 중 지바현 내 점포 6곳에서 주차장을 이용한 차박(차에서 숙박)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가격은 1박에 2500~3000엔이다. 투숙객은 휴대용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전기와 매장 내 화장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투숙객은 사전에 온라인을 통해 예약 및 결제를 하면 된다. 로손은 향후 주변에 민가가 적은 지방이나 교외의 점포를 대상으로 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신문은 “그간 편의점에서 무단으로 차박을 하거나 쪽잠을 자는 손님들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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