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10 06:00
6·27 대책 이후 ‘20억 초과’보다 ‘10억 이하’ 2배 가까이 차이
‘내 집 마련’ 실수요자 먼저 무너졌다
[땅집고] 고강도 대출 규제 정책이 나온 6월27일 이후 10일 동안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계약 해제(청년안심주택 직거래 사례 제외) 3분의 1은 10억원 이하 아파트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억원 초과(35건) 아파트 발생 건수의 2배에 가깝다.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 한강벨트 고가 아파트 투기 수요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내집마련 실수요자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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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가 주택 잡는다더니…20억보다 10억 미만 아파트 ‘해제’ 더 많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정부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으로 제한하는 대책을 낸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 아파트 계약 해제 건수는 총 181건이다. 최고 건수를 기록한 날은 대책 발표 다음 날인 27일로, 총 53건 계약이 해제됐다.
금액 별로 보면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아파트가 57건으로 가장 많았다. 10억원 초과 ~15억원 이하가 47건으로 뒤를 이었다. 15억원 초과~20억원 이하는 33건이었다.
20억원 초과는 35건으로, 전체의 19%에 불과했다.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 아파트 구간은 9건으로 집계됐다.
구별 현황을 보면 영등포구가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노원구와 서대문구·강동구가 13건으로 뒤를 이었다. 계약 취소가 많을 것으로 기대받았던 강남구는 8건, 서초구 7건 등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해제 건수가 적었다. 마포와 용산, 성동의 경우 10건 안팎이었다.
■ 강남 아파트 겨냥한다더니, 뉴타운에서 계약 해제 속출
거래 해제가 가장 많은 영등포구의 경우 신길뉴타운을 중심으로 계약 해제가 줄줄이 발생했다. 신길동 ‘신길센트럴자이’는 전용 84㎡(16층)가 16억4000만원, 전용 59㎡가 14억5000만원(29층)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각각 3일과 일주일 뒤 계약 해제가 발생했다고 했다.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84㎡는 27일 17억2000만원(16층) 거래 신고 후 3건 취소가 발생했으나, 모두 전자 계약 상 오류로 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금액은 6월 중순 기록한 역대 최고가와 같다. 이 단지의 경우 전용 59㎡에서도 계약 해제 건이 나왔다. 규제 발표 전13억7000만원(9층)에 매매 계약을 체결한 뒤 7월 초 계약 해제 절차를 밟았다.
서대문구에서는 가재울뉴타운 단지에서 계약 해제가 줄줄이 발생했다.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1’단지’ 전용 84㎡는 13억원(12층)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해제 절차를 밟았다. 동대문구의 경우 계약 해제 8건 중 절반인 4건이 뉴타운이나 신축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뛰어나고, 지하주차장·커뮤니티를 갖춘 신축 아파트가 많아 주거 환경이 쾌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가 대출을 끼고 매입하는 가구가 적잖다. 집값이 10억원~20억원 사이에 포진해 있다.
■ 부동산들 “대출 부족한 집주인, 호가 올린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시세가 워낙 높아 LTV 50%를 적용해도 수십억원 대출이 가능했던 강남권과 마용성 한강벨트 아파트를 겨냥한 규제가 실질적으로는 서울에서 내집마련을 하려는 수요자에게도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계약 해제가 속출했던 지역 집 주인들은 매매 호가를 하나 둘 올리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신길동 한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규제 이후 매수 수요가 완전히 줄어 집 보러 온다는 사람이 없지만, 가격을 낮추는 집 주인도 없다”며 “오히려 집 주인은 대출금이 줄어든 만큼 보유 현금을 더욱 확보하려고 호가를 올린다”고 했다. 이어 “현재 발생하는 계약 취소는 전자계약 작성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3번 계약 취소한 집도 그 가격에 나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효과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시장 과열 양상인 ‘패닉바잉’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정부가 ‘집을 꾸준히 공급한다’ ‘무리하게 집을 사서는 안 된다’는 신호를 같이 줘야 하는데, 전자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대책으로 시장이 안정화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으나, 주요 지역 주택 공급이 여전히 부족해 당분간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