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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은 어른도 공부중" 전 구민 재건축 전문가 만든 양천구 비결은

입력 : 2025.07.09 13:57 | 수정 : 2025.07.09 13:58

[땅집고] 서울 서남권 대표적인 주거지인 양천구 일대에서는 최근 노후화로 인한 재정비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간 복잡한 사업 절차, 법규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재정비가 부족했던 양천구는 최근 목동아파트 14개 단지를 중심으로 신속하게 추진 중이다. 구 차원에서 마련한 재정비사업 지식포럼이 개최 3년 차를 맞으면서 ‘전 구민의 전문가 만들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평가다.

[땅집고] 7월 2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2025년 상반기 양천구 도시정비사업 지식포럼./양천구

2025년 상반기 양천구 도시정비사업 지식포럼 4회차가 지난 2일 신정동 해누리타운에서 열렸다. 앞선 회차에서 강의를 진행한 정비업체, 감정평가사 등 정비사업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질의응답에 답변하는 토크콘서트 형식이었다. 이날 강의에 200명 이상의 구민들이 참석했고, 수많은 질문이 이어졌다.

도시정비사업 지식포럼은 지난 2023년부터 총 24회차에 걸쳐 진행됐다. 매 회차 200~300명의 구민들이 참석하는 등 누적 참석인원은 4500여명에 달한다.

지식포럼은 양천구가 재개발·재건축 등 재정비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관심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도시 플래너' 역할을 자처하며 내놓은 맞춤형 행정 서비스다. 2022년 이기재 양천구청장 부임 후 2023년 1월 신설된 구청장 직속의 도시발전추진단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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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학 박사 출신 정치인인 이 구청장은 기본적으로 민간 주도의 재정비 사업 추진에 있어서 구 행정이 손댈 수 없는 한계를 미리 파악했다.

이 구청장은 땅집고와 인터뷰에서 “구청의 행정은 기본적으로 서류가 접수되면 검토를 시작하는 등 후행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재개발과 재건축에 대해 ‘선행 학습’시켜줄 전문가를 민간에서 영입해 도시발전추진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도시발전추진단을 이끌고 있는 나현남 단장은 두산중공업(現 두산 에너빌리티)와 KB부동산신탁에서 총 30년간 근무한 정비사업 전문가다. 목동 14개 단지, 신정동, 신월동 재개발 구역 등 총 66개 사업장과 구를 잇는 핵심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나 단장은 “재건축, 재개발 사업 진행 시 주민 갈등은 필연적이지만, 이를 예견하고 강의 프로그램을 마련함으로써 사전에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지식포럼 프로그램 기획 배경을 밝혔다.

[땅집고]양천구 도시발전추진단이 제작해 주민들에게 배포하는 도시정비사업 관련 자료./이승우 기자

양천구는 지식포럼과 같은 강의 프로그램뿐 아니라 정비사업의 핵심을 정리한 각종 자료 등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매년 도시정비사업 가이드북을 제작했고, 기본적으로 재정비사업을 비롯해, 모아타운, 도심공공주택, 역세권활성화 등 여러 종류의 사업 방식을 설명하는 자료도 만들었다.

지식포럼 구상 단계에서 도시발전추진단은 흥행에 대한 우려를 했지만, 재정비에 대한 열망이 높은 주민들은 매회차 200명 이상 참석하며 구의 노력에 화답했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은 재정비사업에 대한 기초, 심화 과정을 거쳤다고 보면 된다”며 “아는 게 많아지니 정비업체나 시공사에 끌려다니지 않고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정도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양천구뿐 아니라 서울 시내 타 자치구에서도 재정비사업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양천구처럼 꾸준히 운영되는 곳은 많지 않다. 도시발전추진단에 따르면, 최근 재정비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타 자치구에서 지식포럼 벤치마킹을 위한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땅집고] 7월 2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2025년 상반기 양천구 도시정비사업 지식포럼./양천구

지식포럼뿐 아니라 ‘찾아가는 정비사업 컨설팅 자문’을 지난해까지 약 24회 진행했다. 조합 운용관리 방안, 사업비(공사비 등) 증가 요인 분석 등에 대한 상담을 도시발전추진단이 직접 사업지를 찾아 진행한다. 목2동 모아타운 추진, 목동 ‘한신청구’ 리모델링 사업 등이 해당 프로그램을 거쳐 추진 중이다.

양천구는 오는 9월에는 지역 공인중개사 대상 '도시정비사업 직무 전문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5월 양천구 공인중개사 지회장과 면담에서 관련 교육의 필요성을 느낀 양천구는 ‘공인중개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도시정비사업 핵심정리’(가칭)을 실시할 예정이다. 최일선에서 부동산 거래를 담당하는 중개사의 정비사업 전문성을 높이고, 정책·법령의 정확한 안내가 가능하도록 하는 목적이다.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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