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08 10:35 | 수정 : 2025.07.08 11:00
[땅집고] “지역·소득과 무관하게 일괄 6억원 주택담보대출 제한을 걸면 수도권 아파트 가격 격차가 줄어들 것입니다. 20억대 이상이 주춤하는 사이, 10억대 신축이 20억원을 향해 내달리고, 노도강·금관구가 뒤쫓거든요. 결국에는 서울 변두리 20평대를 제외하면 10억 이하 아파트가 사라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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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담대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정부의 고강도 대책이 부동산 시장을 덮치면서 서울 강남권과 마포·성동 등 한강벨트 아파트 시장의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

그렇다면 매수세가 향한 다음 목적지는 어디일까. 업계에서는 규제 풍선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공통적으로 한강벨트 다음으로 가격이 비싼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쏠리고, 추가 규제 등 이변이 없다면 외곽까지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진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에 서울 아파트 시장 전망을 가격 별로 분석한 글이 올라와 인기를 끌고 있다. furgio 닉네임을 쓰는 A씨가 쓴 ‘서울에서 10억 이하 아파트 곧 사라지게 됩니다’ 게시물이다. 게재 하루 만에 조회수 2만1000회를 기록했다. 패자와 승자, 결말, 조언, 전망으로 나눠 시장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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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가 말하는 ‘패자’는 이번 6·27 대책으로 최대 피해를 보게 된 단지들이다. 고소득·전문직을 중심으로 6억원 이상 대출을 받아 매수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규제로 대출에 제동이 걸리면서 가격 상승 동력을 잃었다. 마용성(마포·용성·성동) 대표 단지와 올림픽파크포레온 등이 이 구간에 속한다.
A씨는 “소득이 괜찮은 사람들이 10억원 전후 대출을 받아 25억원 이상 아파트를 매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분위기가 이어지지 못하게 됐다”며 “25억원 이상 아파트를 전세 끼고 사두거나. 추후 주담대를 일으켜 입주하려고 하던 사람들은 골치가 아파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례가 한 단지에 몇 명만 나오더라도 가격이 내려간다”며 “25억원 이상 아파트와 아래 단계 아파트 가격 차이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반대로 서울 시내 10억대 신축 아파트는 ‘승자’ 지위를 누리게 됐다. 6억 제한선이 생기면서 최대치인 6억원까지 빚을 내는 가구가 늘고, 이로 인해 아파트 가격 상승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A씨는 “10억대 신축 아파트의 경우 상급지와 격차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에서 수년간 신축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이들 단지의 경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마포와 성동구 20평대 아파트, 강동구 고덕지구, 위례신도시, 신길뉴타운, 노량진뉴타운 등을 거론했다.

승자와 패자가 갈린 이후에는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A씨는 ‘10억 이하 아파트 전멸’을 예고했다. 20억대 이상 아파트가 가격 상승에 제동이 걸린 사이,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10억대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이어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A씨는 “서울에서 변두리 지역 구축 20평대를 제외하면 10억원 이하 아파트는 사실상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결국 20억대 이상 아파트 가격을 밀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런 전망이 쏟아졌는데, 이번 대출 규제로 인해 아파트 가격의 단계별 상승 현상이 가속화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실수요자를 향한 조언도 남겼다. 6억원 미만 대출을 일으켜 내집마련에 나서려던 수요자들을 향해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다리지 말고, 빨리 매수하라는 것이다. 새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정권 초기부터 늘리고 있고, 장기적으로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는 6·27 정책 배경을 짚으면서 글을 마쳤다. A씨는 “출범 초기에 부동산 시장 전체를 냉각시키려는 정부는 없다”며 “상하위가 너무 벌어졌으니, 상위층을 눌러주면서 과열을 식히고 중하위급은 시장이 너무 처지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고 이해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