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08 06:00
[땅집고] 오는 9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건설사들의 무책임한 제안을 막고 조합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역대급으로 투명하면서도 까다로운 입찰 제안 기준을 마련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조합. 이후 업계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이탈해 업계 눈길이 쏠리는 가운데, 조합에서 우려와 오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놨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은 “입찰지침은 조합원 이익을 위한 공정한 기준이며, 일정대로 시공자 선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조합의 입찰지침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표현을 쓰며 보도자료를 낸 데에 대한 반박 입장을 낸 것이다. 삼성물산 측은 “압구정 2구역에 최선을 다 하고 싶었으나, 불가하게 돼 불참에 나서게 됐다”며 “조합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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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은 “입찰지침은 조합원 이익을 위한 공정한 기준이며, 일정대로 시공자 선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조합의 입찰지침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표현을 쓰며 보도자료를 낸 데에 대한 반박 입장을 낸 것이다. 삼성물산 측은 “압구정 2구역에 최선을 다 하고 싶었으나, 불가하게 돼 불참에 나서게 됐다”며 “조합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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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구정2구역 조합, 삼성 ‘이례적 입찰지침’ 표현에 정면 반박
정수진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장은 지난 4일 신현대 재건축 소식지를 통해 “입찰지침에 담긴 대안설계, 금융조건, 마감재 수준 등은 지금까지 일반적인 재건축사업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라면서 “신통기획에 따른 신속한 인허가를 지향하고, 조합원에게 가장 유익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내용들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공자 경쟁입찰이 사실상 무산된 점에 대해서는 유감이지만, ‘철벽지침’이 계속 유효한 이상, (단독 입찰에 나서는 현대건설로부터) 훌륭한 입찰제안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통해 압구정 재건축의 새 역사를 계속 써나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압구정2구역 조합은 지난달 13일 열린 대의원회의에서 관련 입찰지침이 찬성률 86%(총투표수 118표 중 101표 찬성)로 가결됐다. 입찰지침에는 대안설계 제한, 금융 조건 명문화, 고급 마감재 기준 등 구체 조항을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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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조합은 지난달18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진행했으며, 이틀 후 삼성물산이 조합에 입찰 포기 공문을 제출하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삼성물산은 입찰 포기 사유로 ▲대안설계 범위 제한 ▲금리 제안 방식 제한 ▲이주비 관련 조건 제한 ▲금융기법 제안 제한 등을 들었다.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은 조합이 제시한 지침을 ‘이례적’이라고 표현했다.
조합이 이에 대해, “해당 입찰지침은 모든 시공사에 동일하게 적용하며 특정 회사에 불리하거나 유리한 내용은 없다”고 못을 박은 것이다. 입찰지침은 재건축 인허가 절차의 효율성, 조합원 실익 확보, 시공사 간 불공정 경쟁 방지를 목적으로 마련됐으며, 대의원회의에서 정식 의결을 거쳐 채택됐다.
■조합 “삼성 불참 사유는 조합원의 높은 이해도 덕분”…한남4와 다른 기준에 대립각
조합은 소식지 Q&A를 통해 ‘삼성물산이 갑자기 입찰 포기를 선언한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조합은 “S라운지 설명회에 참석하신 조합원들의 전언과 조합 밴드에서 벌어진 토론을 통해 삼성물산의 주장이 허위임이 밝혀져 공감을 얻지 못했고, 대의원회의에서 86% 찬성이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입찰지침이 통과되자 수주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물산이 최근 수주한 한남4구역 입찰지침에서는 허용한 부분들을 압구정2구역에서 문제 삼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조합은 “기타 금융기법 등의 활용 제안 금지’ 규정은 한남4구역 입찰지침에도 똑같이 있는데, 당시에는 문제삼지 않다가, 왜 압구정2구역에서는 이 규정이 특정사의 입찰참여를 막으려는 의도라고 주장한 것인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고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대안설계에 대한 부분에서도 설명했다. 조합은 “특정사가 동 개수를 한 개라도 줄여서 대안설계를 해오겠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서울시와 합의한 스카이라인을 무너뜨리겠다는 말과 똑같다”며 서울시 지침을 어길 경우 사업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입찰안내서를 통해 조합은 사업비 조달 금리를 ‘CD금리+가산금리’로 확정해서 제안하도록 하고, 이주비 대출 한도 역시 조합원 개별 아파트의 담보가치 총액(LTV 100%) 이내로 제한했다. 과장된 대안설계를 막기 위해 서울시와 협의한 정비계획안을 반드시 준수하도록 명시했다.
조합은 “이주비 대여 한도를 LTV 150%까지로 확대할 경우, 쉽게 말해 어느 조합원이 은행에 서 돈을 빌리고 싶은데 담보가치를 초과하니 인사 한번 나눈 적 없는 이웃 조합원 들에게 수십억원의 보증을 서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이 같은 방침을 마련한 이유를 설명했다.
■ 조합 “단독입찰 전환에도 일정 차질 없이 진행… 입찰 제안은 더욱 강력해질 것”
현대건설 단독 입찰에 나서면서 경쟁에 비해 성의가 부족할 수 있다는 조합원 우려에도 답을 내놨다. 조합은 “언론에서 이른바 ‘철벽지침’으로 평가하는 조합 입찰지침이 유효한 만큼, 단독입찰이더라도 조합과 조합원들이 흡족해할 탁월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할 것”이라면서 “압구정2구역은 압구정의 확실한 선두 주자이기 때문에 더욱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식지에 따르면 향후 일정은 단독으로 입찰에 나선 현대건설이 오는 8월11일까지 입찰보증금 1000억원과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조합은 단독입찰이 유찰될 경우, 8월 12일 재공고 후 8월 20일 2차 현장설명회를 열고, 8월 21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 경우 시공자 선정 총회는 기존 일정대로 9월 27일 개최한다.
다만 2차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외 타사가 추가로 참석할 경우 경쟁입찰이 성립돼 2차 입찰 마감일은 10월10일로 연기한다. 이에 따라 시공자 선정 총회도 11월22일로 미뤄진다. 조합은 “시공사들의 일방적 입찰 철회는 유감스럽지만, 입찰지침은 계속 유효하다”며 “압구정2구역 재건축의 새 기준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압구정의 다른 구역을 비롯한 다른 도시정비 사업지에서는 선두주자인 압구정2구역의 행보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