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07 06:00
[땅집고]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 재건축 후 새 단지명으로 ‘압구정현대’를 제안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현대건설이 통상 서울 강남권 핵심 재건축 단지마다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와 함께 외래어로 된 ‘펫네임’을 조합한 단지명을 고안해내는데, 압구정현대의 경우 현재 단지명 자체가 상징성 있다는 판단에 굳이 새 이름을 제안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은 오는 8월 11일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공고에 따른 입찰 뒤 9월 선정 총회를 열 계획이다. 당초 입찰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참여하면서 2파전 양강 구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으나, 삼성물산이 압구정2구역 수주를 포기하겠다고 밝히면서 현대건설 단독 입찰로 인한 수의 계약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압구정2구역은 1982년 준공한 신현대아파트 9·11·12차를 합한 총 1924가구 규모다. 현재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압구정 일대 총 6개 구역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재건축 후 지하 5층~지상 최고 65층, 총 2571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총 공사비는 2조7488억원이다. 현대건설이 내야 하는 입찰보증금만 1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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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2구역에 앞으로 어떤 이름이 붙을지에 대한 궁금해야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최근 건설사마다 오션(ocean·바다), 리버(river·강), 포레(forest의 줄임말·숲) 등 주변 지형을 활용한 외래어를 포함하거나 자사가 보유한 브랜드를 합해 새아파트 이름을 짓는 점을 고려한 궁금증이다. 이에 일각에선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붙여 ‘디에이치 압구정’이나 인근 한강을 활용한 단어가 붙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정비업계 관계자들은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 입찰제안서 작성시 기존 단지명과 동일하게 ‘압구정현대’ 네이밍을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대건설 입장에선 압구정현대 아파트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갖고 있는 위상과 상징성과 더불어, 압구정현대란 브랜드에 대한 조합원 선호도가 큰 점을 고려하면 굳이 외래어로 범벅이 된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올해 2월 특허청에 ‘압구정 현대’, ‘압구정 現代’,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관련 상표권 등록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압구정현대가 1975년 착공한 이후 강남권 최고 부촌 아파트로 자리잡은 점을 겨냥해 상징성과 역사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2구역에 ‘압구정현대’ 명칭을 제안하는 것도 하나의 가능성”이라면서도 “다만 입찰제안서 마감일이 오는 8월 11일까지라 아직 확정될 사실은 없고, 단지명의 경우 향후 조합원 의견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사안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