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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의 저주인가" 17년째 버려진 알짜땅, 이번엔 누가 살까

    입력 : 2025.07.06 06:00

    [땅집고] 놀이공원으로 운영하다가 폐업해 17년째 버려진 경기도 시흥시 월곶동 옛 마린월드 부지가 882억원에 공개 매각을 추진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시흥시는 시유지인 월곶동 995번지 일대 옛 마린월드 부지 1만9140㎡(5800평)를 882억원에 매각하겠다는 공고를 게시했다. 총 1만9140㎡ 일반상업지구로 규모가 제법 있는데도 텅 비어 있어 주변 미관을 망치는 흉물로 통했다.

    [땅집고] 경기 시흥시 월곶동 995번지 일대 옛 마린월드 부지. /시흥시

    당초 이 부지는 시흥시에서 유일한 놀이공원이었다. ㈜마린월드가 1998년 8월 시흥시로부터 토지를 10년 동안 빌리는 장기임대차계약을 맺은 뒤, 67억원을 투입해 롤러코스터·관람차·바이킹 등 놀이기구를 갖춘 놀이공원 ‘마린월드’를 조성했던 것. 계약 조건은 연 임대료 3억1000만원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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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마린월드 측은 운영 3년차부터 시흥시에 임차료를 내지 않았다. 시흥시가 연체료를 포함해 최종적으로 청구한 임차료가 92억7000만원에 달할 정도였다. 당시 ㈜마린월드 측은 연체 이유로 시흥시를 탓했다. 시흥시가 마린월드 인근에 전철역을 개통해 주고, 월드컵 보조경기장과 체육공원 등을 포함한 월곶지구를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이런 개발 계획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은 탓에 방문객 유입이 어려웠다는 것.

    결국 마린월드는 폐업했고 시흥시는 이 땅을 2009년부터 매각하기 위해 공고를 꾸준히 게시해왔다. 하지만 투자자가 없어 올해로 17년째 애물단지 신세다. 그동안 이 부지를 공원이나 경기도형 임대주택 용도로 개발하자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예산 문제로 무산됐고 시흥시민들이 신청해 이용하는 텃밭으로 쓰였다.

    [땅집고] 옛 시흥 마린월드 놀이동산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시흥시는 마린월드 부지 재매각에 나섰다. 지하철 수인분당선 월곶역이 개통하면서 서울과 직결되는 역세권이 된 점을 들어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겠느냐고 본다. 시흥시는 땅이 팔리면 주거·상업·업무용도로 복합 개발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매각가격은 882억3540만원이며 이달 10일부터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매입의향서를 접수한다. 시흥시는 기업이 제출한 사업 계획서와 토지 입찰가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낙찰자를 고른다. 개발 과정에서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월곶동 지역 주민을 위한 체육시설이나 공유 공간 등 시설도 평가 항목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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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업계에선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옛 마린월드 부지를 800억원대 가격에 낙찰받으려는 기업이나 투자자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근 거북섬 등 유동인구가 더 많은 지역에서도 토지 공매가 잇따르고 있지만 입찰자가 없을만큼 시흥시에서 개발 사업을 진행하려는 수요를 찾기 어렵다는 것.

    임병택 시흥시장은 “이번 부지매각을 통해 월곶신도시 중심부에 걸맞은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사업공모에 역량 있는 민간기업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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