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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CC 삼킨 7년차 제주기업, '20억 특별회원권' 판매에 회원들 반발

입력 : 2025.07.06 06:00

[땅집고] 더시에나그룹이 수도권 골프장 두 곳을 잇따라 인수한 가운데, 자금 조달 과정에서 인수한 골프장 기존 회원들에게 불똥이 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시에나그룹이 인수한 수도권 골프장 한 곳에서 무기명 특별회원권을 고가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존 회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더시에나그룹은 작년 경기도 이천 세라지오GC를 1800억원 가량으로 인수한 이후, 최근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애경중부컨트리클럽’(중부CC)를 2250억원에 추가 매입했다. 업계에선 갑작스럽게 4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무리하게 특별 회원권 판촉에 나서고 있다는 의혹이 나온 것. 특별 회원권 판매는 결국 중단됐으나, 인수 직후 회원권 가격이 떨어지고 운영 방침 변화 가능성이 보이면서 기존 회원들의 불만은 계속 커지고 있다.

[땅집고]경기 광주시에 위치한 18홀짜리 회원제 골프장 중부CC의 코스 모습. /중부CC 홈페이지

■ 세라지오·중부CC 인수 4000억에 탈났나…1000억 급조달 의혹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더시에나그룹이 중부CC에서 무기명 특별 회원권을 판매하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신규 회원 50명에게 1인당 20억원에 특별 회원권을 판매, 1000억원 규모를 모은다는 계획이다.

입회비를 납부하면 ‘크라운 헤리티지’ 회원 자격을 부여해 더시에나그룹이 보유한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 시설에는 더시에나그룹이 갖고 있던 제주도 더시에나CCㆍ더시에나 리조트ㆍ더시에나 프리모ㆍ더시에나 라운지 청담 등을 비롯해 최근 인수한 중부CC와 경기 여주 세라지오GC를 포함한다

중부CC의 기존 회원권 가격은 1억 5000만원 수준인데, 무기명 회원권은 20억원에 달한다. 더시에나는 기존 회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18억 5000만원을 추가 납부하면 특별 회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홍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무기명 회원권은 양도나 대여가 자유롭고 좋은 날짜와 시간대에 예약하기 수월해 VIP 고객 접대나 비즈니스 미팅 시 활용도가 높아 기업에서 선호하는 편이다. 법인에서는 무기명 회원권 구매 비용을 비용으로 처리해 법인세를 절감하기도 한다. 이런 배경으로 무기명 회원권은 일반 회원권에 비해 가격이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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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CC 기존 회원들은 최근 운영 방향 변화에 따른 실질적인 불이익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강한 반발에 나섰다. 중부CC 회원 전용 커뮤니티에는 “18억원 넘게 내고 ‘특별회원’으로 전환해준다는 안내를 받았는데, 아무 설명도 없이 갑자기 이런 움직임을 진행하니 불신만 커진다”, “퍼블릭 아닌 정회원수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회원제 골프장인데도 기존 회원들에 대한 권익침해가 심히 우려된다” 등 반응이 나왔다.

기존 회원들은 더시에나그룹이 인수한 직후 회원권 시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낸다. 국내 최대 골프장 회원권 거래소인 에이스회원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중부CC 회원권은 1억7000만원 수준이었던 반년 전보다 13%가까이 떨어진 1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잔금 전 매각계약 위반 소지로 중단…’2개 빅딜’ 완주 가능할지에 의심

땅집고 취재 결과, 더시에나그룹이 중부CC 무기명 회원권을 급매하려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중단한 상태로 나타났다. 8월말까지 인수 잔금을 납부하기 전까지는 더시에나그룹이 중부CC 에 대한 소유권을 확정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매각 계약조항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부CC 뿐 아니라 제주 콘도 등 시설 이용권에 대한 내용인데, 자금 조달을 위한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골프 업계에서는 여전히 더시에나그룹이 ‘빅딜 2개’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7년차로, 업력이 짧은 신생 기업이 세라지오GC 인수 직후 중부CC라는 변수를 겪으면서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현재 더시에나그룹은 세라지오GC와 중부CC 계약금으로 약 700억원, 170억원을 각각 납부한 상태다. 중도금과 잔금은 KB증권이 마련 중이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더시에나그룹은 2019년11월 설립한 임직원 90명 미만의 중소기업이다. 호텔, 리조트, 골프, 패션, 주택 개발, 건축을 아우르는 호스피탈리티 사업을 진행한다. 더 시에나 리조트를 시작으로, 더 시에나 CC, 더 시에나 라운지, 더 시에나 프리모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호텔과 골프 레저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이다. 이달 제주도에 럭셔리 프레스티지 호텔인 더 시에나 프리모를, 강원도 삼척시와 업무 협약을 맺은 ‘더 시에나 삼척’까지 문을 열 예정이다. /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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