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03 14:02
[땅집고]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의 장점을 앞세워 대구 역대 최고 분양가로 공급한 ‘어나드 범어’이 청약에서 참패에 가까운 결과를 받았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2일 진행한 수성구 범어동 어나드 범어 청약 결과 일반공급 601가구 모집에 366명이 접수했다. 앞서 6월 30일 특별공급 78가구 모집에는 단 3명만 청약했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2일 진행한 수성구 범어동 어나드 범어 청약 결과 일반공급 601가구 모집에 366명이 접수했다. 앞서 6월 30일 특별공급 78가구 모집에는 단 3명만 청약했다.

주택형별 청약 결과를 보면 ▲139㎡(이하 전용면적·30가구) ▲156㎡C(30가구) ▲160㎡(2가구) ▲168㎡(5가구) ▲170㎡(5가구) ▲226㎡P(펜트하우스·1가구) ▲244㎡P(2가구) 등만 마감됐다. 가구수가 많은 ▲136㎡(93가구) ▲153㎡A·B·C(211가구) ▲156㎡A·B(222가구)는 미달됐다. 선호도는 높지만 모집 가구수가 적은 일부 주택형만 마감했다.

어나드 범어는 옛 대구 MBC부지에 건립되는 하이엔드 주상복합 단지다. 지하 6층~지상 33층, 5개동 604가구 규모다. 대구MBC부지복합개발PFV가 시행하고 포스코이앤씨가와 모아종합건설이 공동 시공한다.
단지명에 포함된 어나드는 모아종합건설이 속한 모아그룹의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다. 어나드 범어가 이 브랜드를 달고 건립하는 최초의 단지다.
하이엔드 주상복합으로 건립하는 만큼 홍보 단계부터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견본주택 방문도 어나드 라운지에 방문해 사전등록한 고객을 대상으로만 사전예약제로 운영했다. 대구와 경북 지역의 고소득 전문직과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청약 결과는 참패였다.
역대 대구 신규 분양단지 중 가장 높은 분양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각 면적 최고가 기준으로 ▲136㎡ 21억1600만원 ▲139㎡ 22억1900만원 ▲153㎡ 24억1400만원 ▲156㎡ 25억1500만원 ▲160㎡ 21억5600만원 ▲168㎡ 25억3400만원 ▲170㎡ 23억7400만원 ▲226㎡ 57억원 ▲244㎡ 60억원이다.
가구수가 가장 많은 156㎡의 경우 3.3㎡(1평)당 4262만원, 펜트하우스를 제외한 그 외 주택형 평당 분양가는 평균 4100만원을 넘는다. 이전까지 대구 최고 분양가는 2022년 4월 수성구 만촌동 ‘만촌자이르네’의 평당 3507만원이었다.
분양가는 수성구 주민들의 평균 소득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국세청이 발표한 2023년 1인당 평균 종합소득금액 자료에 따르면, 단지가 건립되는 수성구 평균 소득은 6100만원이었다. 상위권에 오른 지역 중 유일하게 비(非)수도권 지역이다.
그러나 가격 대비 입지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범어동에서 아파트 가격은 대구 최대 학원가로 불리는 대구지하철 2호선 수성구청역 학원가까지 거리에 따라 달라진다. 학원가까지 걸어서 20분 이상 걸린다.
조선일보 AI부동산에 따르면, 학원가 한복판에 있는 ‘힐스테이트 범어’ 84㎡는 지난 5월 20일 16억2500만원에 팔렸다. 평당 4900만원 정도다.
여전히 쌓여있는 대구의 미분양 물량도 한몫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대구 지역 미분양 주택은 8586가구다. 4월의 9065가구 대비 479가구 줄었지만,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여전히 가장 많다. /raul164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