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01 06:00
[땅집고] 시공사와 수분양자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강서구 마곡동 오피스텔 ‘롯데캐슬 르웨스트’. 지난해 8월 건물 준공 이후 모습을 드러낸 지하철 직결 통로가 최근 돌연 막히면서 주민 불만이 속출했다. 이런 가운데 관리 주체인 서울시는 ‘개방한 적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책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롯데캐슬르웨스트는 롯데건설이 주축으로 만든 시행사 마곡마이스PFV가 마곡지구 내 핵심 입지인 마곡특별계획구역 CP2블록에 지은 단지다. 르웨스트시티타워(CP1), VL르웨스트(CP3)와 함께 마곡나루역을 둘러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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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롯데캐슬르웨스트 지하 2층에서 르웨스트시티타워, 마곡나루역으로 이어지는 통로에는 커다란 가벽이 생겼다. 지난해 8월 ‘롯데캐슬 르웨스트’ 준공 이후 약 10개월간 사람들이 오갔던 길이다. 진입로 앞에는 출입 통제 테이프가 길게 쳐져 있다. 벽에는 “마곡역~마곡나루역 연결통로 중 현 위치는 미개통 구간입니다. 안전상의 이유로 사용을 금지합니다.”라는 안내문구가 적혀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마곡나루역에서 마곡역까지 잇는 통로 길이는 약 200m다. 이 통로는 롯데캐슬르웨스트 입주민 뿐 아니라 모든 시민이 이용 가능하다.

길을 막은 건 해당 구간 소유권이 있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다. 마곡마이스PFV가 CP1과 CP2, CP3까지 인근 부지를 모두 매입해 사업에 나섰으나, 해당 구간 연결 통로는 도로처럼 구분돼 토지를 분양했던 SH 보유 자산이다. 다만, 도시개발법 38조에 따라 해당 부지는 서울시로 무상 귀속된다.
서울시는 안전 사고에 대비한 행정 절차가 남아 불가피하게 통로를 개방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개방한 적 없다는 말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한동안 지하통로를 이용했으나, 해당 통로를 공식 개방한 적이 없다”며 “구간 내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등에서 사고가 날 경우를 대비해 보험 가입을 하지 못해 통로를 개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H에서 서울시로 소유권이 넘어오는 대로 구분지상권설정등기와 보험 가입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해 최대한 빨리 개통할 계획이다”며 “시민 불편을 줄이고자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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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사실상 관리 책임이 있는 서울시, 강서구, SH가 모두 책임 미루기를 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건물 준공 이후 통로를 제한할 시간이 수개월 있었으나, 뒤늦게 조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간 직결 통로를 이용한 사람은 셀 수 없이 많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누수를 우려해 관련 작업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도 있다. ‘롯데캐슬 르웨스트’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지난해 8월 사용승인을 받은 이후에도 조경과 보수 공사 등을 최근까지 진행해왔다.
인근 주민 A씨는 인근 주민 김모씨는 “몇 달동안 다니던 길인데 갑자기 사고를 우려해 막았다는 게 잘 이해가지 않는다”며 “막은 연결 통로를 비롯해 지하 곳곳에 누수 흔적이 있는 만큼, 장마로 인해 물난리가 날까봐 막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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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지하 6층~지상 15층 5개 동 규모다. 오피스텔 전용 45~103㎡ 총 876실로 이뤄졌다. 지난해 8월 준공 이후 입주를 시작했다.
일부 가구는 계약이 해제된 상태다. 앞서 마곡마이스PFV는 잔금 납부를 거부하는 수분양자를 상대로 계약금 10% 몰취·계약해제를 통보했고, 수분양자 단체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가압류를 걸었다. 현재 계약자 700여명과 시행사는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