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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명 몰리는데 버스는 2대뿐?" K팝 공연 성지, '교통지옥' 민낯

입력 : 2025.06.28 06:00

인스파이어 아레나, 바가지 택시 기승
30분~1시간에 한 대 다니는 버스
1만명 영종도 섬에 발 묶여

[땅집고] 인천 인천 영종도에 들어선 카지노 복합 리조트 인스파이어. 5성급 호텔 3개 동 1275개 객실과 1만 5000석 규모 공연장 및 컨벤션 시설 갖추며 2023년 문을 열었다. 최근 이곳 아레나에서 K팝 공연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 한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공연이 끝난 뒤 수천 명의 관객이 리조트에서 발이 묶인 채 빠져나가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인천공항이나 시내 등으로 나가는 버스가 단 두 대에 불과한데 각각 1시간, 30분 간격으로만 운행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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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입구. /강태민 기자

택시도 만원이다. 마땅한 교통시설이 없다보니 바가지 요금을 부르는 택시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상당수 택시 기사들이 호객 행위로 승객을 태운 뒤 미터기를 끄고 1만원이면 갈 수 있는 인천공항까지 5만원을 받거나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까지 가는데만 15만~20만원을 부른다는 제보가 이어진다”고했다. 인천시가 택시 단속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교통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대중교통 드물고 도보 이용도 불가능한 리조트에 1만명 넘게 몰려…“택시만 노났다”

인스파이어는 개장 직후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23년 12월 오픈 기념으로 2023 멜론 뮤직 어워드(MMA)가 열렸고 유명 K팝 가수 공연도 이어졌다.

[땅집고]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 내부에 있는 대형 LED '오로라'. /스포츠조선

리조트 내 몰입형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도 화제였다. 초고해상도 기둥 미디어로 조성돼 천장에 마치 돌고래가 헤엄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LDE영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1만5000명 관객을 수용할 아레나와 대형 리조트 시설이 지나치게 외딴 곳에 지어져 교통섬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운영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인스파이어는 인도가 리조트 입구에서 끊겨버린 구조로 인천공항에서 리조트까지 걸어가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다. 인천공항에서 리조트까지는 약 8km 거리로 도보 2시간이 걸리는데, 아예 길이 끊겨 있어 걸어서 이동이 불가능하다.

이용객들은 자가 자동차를 가져오지 않으면 시내버스를 타거나,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45인승 규모 셔틀버스 및 인천공항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이용자들은 배차 간격이 30분~1시간 간격으로 너무 길다고 토로했다.

[땅집고] 인스파이어 리조트몰에서 버스를 타려고 모여든 공연 관람객들. /MBC뉴스데스크 유튜브 캡쳐

일각에선 차라리 공연을 보고 리조트에서 하룻밤 숙박을 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이 리조트는 고급 리조트로 주말 1박에 객실 요금이 60만원에 달한다. 공연비에 식사 등을 포함한 체류비를 고려하면 K팝 공연을 보기 위해 지나친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 “‘교통’이 모든 장점을 갉아먹는 리조트”

인스파이어는 미국 인디언인 모히건 부족 후손이 세운 회사 모히건이 개발한 리조트다. 하지만 개장 후 계속 적자가 나면서 미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에 경영권을 넘겼다.

지난해 인스파이어는 연결기준 매출 2190억원을 기록했지만 1564억원의 손실을 냈다. 호텔 객실 점유율은 47~83%로 불안정했고, 핵심 수익원인 외국인 전용 카지노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인천공항이 가깝지만 중국인 등 외국인 방문객도 예상보다 적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스파이어 실적 부진에는 교통 대책이 미비했던 것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인근에 있는 카지노 복합 시설 파라다이스시티의 경우는 지난해 출범 이후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뒀다. 두 시설 모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설이 수익의 원천인데,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파라다이스시티로 외국인들이 더 몰렸다는 의미다. 파라다이스시티에는 인천공항을 오가는 자기부상철도가 정차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한 시간에 한 대 있는 시내버스, 30분당 한 대씩 오는 셔틀버스로 1만5000명의 관객을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이용자는 “적어도 한꺼번에 이용자 폭증하는 공연이 있는 날에는 버스 배차 간격을 늘리는 등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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