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6.26 14:37 | 수정 : 2025.06.26 14:41
[땅집고] 현대건설이 ‘주거환경 개선 신사업’으로 대수선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노후 아파트 단지를 철거하거나 주민을 이주시킬 필요 없이 신축 수준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이다.

이 신규 사업은 재건축 연한 미달, 안전진단 기준 미충족, 용적률 제한 등으로 기존 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운 단지를 대상으로 한다. 특히 현실적인 여건상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불가능한 노후 단지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건설은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와 ‘주거환경 개선 신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는 준공 18년차 대단지다. 지하주차장 누수, 노후화된 설비, 부족한 커뮤니티 공간 등 주요 개선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건설은 입주민이 거주한 상태에서 단지를 리뉴얼하고, 이를 통해 인근 신축 아파트와의 시세 격차를 좁힌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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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단지 외부(공용부)와 세대 내부로 나뉘어 진행한다. 공용부에는 외벽과 동 출입구 디자인 개선, 조경 리뉴얼, 커뮤니티 공간 확장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스마트 출입 제어, 전기차 화재 예방 시스템 등 첨단 기술도 접목한다. 입주민은 공사 기간 내내 이주할 필요가 없다.
세대 내부 공사는 희망 세대에 한해 선택적으로 진행한다. 고성능 창호, 층간소음 저감 설계, 하이오티(HIoT) 기반 시스템, 에너지 절감 설비 등을 포함한 인테리어 리뉴얼로 주거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예정이다.
기존 정비사업 대비 절차도 간소하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나 ‘주택법’을 적용받아 수년의 기간을 소요해야 한다. 반면 대수선 사업은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업 주체가 되고, 현대건설이 설계부터 행정절차, 시공,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맡는다.
환경적 측면에서는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지 않아 폐기물 발생이 적고, 이주 없이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입주민의 주거 안정성과 공동체 유지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한 지속가능 전략과 이번 사업이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노후 아파트가 급증하는 현실에서 이번 사업은 품격 있는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시장 경쟁력도 확보하는 해법”이라며 “힐스테이트 브랜드 신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화한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