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6.25 09:54 | 수정 : 2025.06.25 09:55
코스피와 역행하는 리츠 주가
운용사는 수수료 다 챙기고, 은퇴자들 매일 피눈물
“리츠로 장난치면 패가망신시켜야”
[땅집고]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증시가 활황이지만, 국내 상장리츠(REITs) 주가는 나홀로 죽을 쑤고 있다. 높은 배당 수익이 매력인 리츠의 경우 투자자 대부분 은퇴자로 노후 자금을 넣어놓은 경우가 많은데, 따박따박 배당금 받으며 편안한 노후를 누리고자 했던 노년의 꿈이 물거품이 됐다는 평가다.

운용사는 수수료 다 챙기고, 은퇴자들 매일 피눈물
“리츠로 장난치면 패가망신시켜야”
[땅집고]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증시가 활황이지만, 국내 상장리츠(REITs) 주가는 나홀로 죽을 쑤고 있다. 높은 배당 수익이 매력인 리츠의 경우 투자자 대부분 은퇴자로 노후 자금을 넣어놓은 경우가 많은데, 따박따박 배당금 받으며 편안한 노후를 누리고자 했던 노년의 꿈이 물거품이 됐다는 평가다.


■ 코스피 3000선 돌파 활황인데…리츠만 박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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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등으로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주식 상품이다. 정적인 배당을 받기 위해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은퇴 세대가 주목하는 투자 종목이었다.
상장 리츠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지만 주가가 공모가만도 못한 수준으로 고꾸라져 손실을 봤다는 평가다다.
24일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상장된 리츠는 총 24개다.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일정에 돌입하는 대신자산신탁의 대신밸류리츠까지 상장하면 총 25개 리츠가 국내 증시에 만들어진다.
하지만 24개 상장리츠 중 현재 주가가 상장 당시 공모가(주당 5000원)보다 높은 곳은 코람코더원리츠와 신한알파리츠 두 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부분 주당 3000~4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대부분의 상장리츠 주가가 공모가의 반토막 수준이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등은 1400원대에 주가가 형성돼 있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미래에셋맵스리츠 등은 2600원대에 그친다.
최근 주식 시장 상승세와 금리 인하 기조까지 리츠 시장에 호재가 넘쳐나지만, 리츠 투자자들은 수익률 죽을 쒔다고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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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리츠 시장이 부진한 이유가 단순한 경기 침체 등의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투자자의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약 1조원에 가까운 상장리츠의 유상증자 이후 배당금이 축소되고 부실 자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의 신뢰가 훼손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상장된 주요 대기업 스폰서 리츠인 롯데리츠, 한화리츠 등은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30% 이상 떨어졌는데, 한화리츠, 롯데리츠는 각각 4730억원, 1472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됐다.
지난해 유사증자를 한 상장리츠 대부분 자산을 매입하거나 부채를 상환하려는 목적이 컸다. 투자자들의 주주 가치 희석 문제에 대한 배려없이 기업의 재무구조만을 고려한 선택이었다고 주주들은 주장한다. 신규 편입 자산이 주주 가치 희석을 아우를 만큼의 수익성이 있었는 지는 불확실했다는 것이다. 기존 리츠 투자자 대부분이 유상증자 이후 배당 축소,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해외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 자산을 담은 리츠의 경우 글로벌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영향도 크게 받았는데, 당초 상장할 당시부터 이 같은 리스크는 예상하지 못했고, 안전하다고만 홍보된 점도 신뢰 하락의 큰 요인이 됐다. 해외 부동산 자산가치 하락 리스크가 현실화한 이후에도 주주의 투자금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가 미비했다는 평가다. 주주들은 “운용사는 수수료를 잘만 챙기고 투자자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고 토로했다.
■ 이재명 대통령 “주식 갖고 장난치다간 패가망신”…리츠에도 적용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국거래소 방문자리에서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면서 “주가 조작, 시세 조종, 불법 공매도 같은 불공정 거래 등의 행위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고 부당이득을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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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리츠 시장에서의 불공정 거래 행위는 스폰서(모기업)와의 이해 충돌, 배당 안정성이나 자산가치와 무관한 과도한 유상증자, 부동산 가치 왜곡, 내부자 거래 등이라고 평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이은 유상증자와 스폰서리츠의 이해충돌 논란, 불투명한 운용구조 등이 드러나면서 배당 안정성이라는 리츠 본질의 매력이 퇴색됐다”며 “정부가 일반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은퇴자들이 대거 투자하는 리츠 상품에도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엄격한 잣대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rykimhp2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