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대기업 몰리자…전국 집값 최하위권서 신고가 줄줄, '이 동네'의 변신 [르포]

    입력 : 2025.06.24 06:00

    [르포]테크노폴리스·SK하이닉스 효과’ 청주 집값 신고가 찍고 상권도 활기

    [땅집고] “청주에 일자리가 계속 늘어나면서 일하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까 이 주변 전월세가 아예 없어요. 특히 청주에 생기는 일자리 중에 SK하이닉스나 LG생활건강 같은 대기업이 많다 보니 고액 연봉자가 많거든요.”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소라공인중개사 사무소의 최운숙 대표)

    ☞[50% 할인] 입찰가부터 수익률 계산까지…경매 초보에 딱맞는 AI 퀀트 오픈!

    [땅집고] SK하이닉스가 오는 2027년까지 진행 중인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4공장 건설 현장./사진=박기람 기자

    지난 16일 오후 충북 청주의 흥덕구 복대동 일대. 현대백화점 충청점, 고속버스터미널 등이 몰려 있어 ‘청주의 강남’이라 불리는 지역이다. 젊은 인구가 없어 휑한 여타 지방과는 달리 이 일대는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는 젊은 부부나 회사 조끼를 입고 퀵보드를 타고 지나가는 젊은 사람 등이 보일 정도로 활기가 느껴졌다.

    최근 청주 지역 일대는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흥덕구의 아파트 값 주간 변동률은 0.17%로, 첫 주 0.04%보다 크게 올랐다. 이는 천도설로 집값이 크게 뛴 세종(0.18%)과 비슷한 수준이다. 충북 전체 상승률은 0.06%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땅집고] 청주시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신영지웰시티 1차'. /박기람 기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청주의 대장 아파트인 복대동 ‘신영지웰시티1차’ 9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9일 7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다. 올해로 준공 16년 차를 맞은 이 단지는 2164가구 대단지 아파트다. 단지 도보로 현대백화점, 롯데아울렛, 지웰시티몰 등 생활인프라를 비롯해 청주 명문 학군인 솔밭초중을 갈 수 있다.

    맞은 편에는 LG화학, SK하이닉스, LG 생활건강 등이 있는 청주 일반산업단지가 있어 종사자 다수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장 아파트인 인근 ‘청주지웰시티푸르지오’ 84㎡도 지난달 17일 5억8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찍었다. 이 단지는 올해로 준공 7년차를 맞은 466가구 규모 단지다.

    ☞"내 집 같이 편안한 단기임대"…글로벌 1위 블루그라운드, 서울 1·2·3호점 예약하기

    ■청주 부동산 시장, 이례적 급회복 원인은 ‘대규모 일자리’

    청주 부동산 시장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회복한 것은 대규모 개발을 진행하면서다. 청주시 등에 따르면 현재 청주지역에 건설중인 산단은 모두 7개로 알려졌다. 올해는 4개 산단이, 내년에는 나머지 3개 산단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받는 곳은 2007년부터 단계적으로 개발한 청주테크노폴리스 산단 조성사업이다.

    2조 3696억여 원의 막대한 사업비를 투입한 청주테크노폴리스는 내년말 완료 예정이다. 개발한 지 거의 20년 만이다. 청주테크노폴리스는 흥덕구 내곡·송절동 일원 380만 589㎡에 친환경·미래지향적 첨단산단으로 조성돼 대기업 유치 기반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청주테크노폴리스에는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LG화학과 LG생활건강, LS일렉트릭 등 주요 대기업의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이 집중돼 있다.

    특히 청주의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최근 청주 사업장에 7번째 반도체 후공정 시설을 짓는다고 밝혔다. 고대역폭메모리(HBM)·저전력 반도체 같은 첨단 반도체 수요가 높아지면서, SK하이닉스가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후공정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일자리가 꾸준히 늘면서 청주 지역 사회 자체가 살아나고 있다. 최근 창고형 할인매장부터 복합쇼핑몰까지 지역 상권의 변화를 부를 대형유통시설 추가 입점이 동시에 추진될 정도다. 청주시는 최근 청원구 주중동 밀레니엄타운 내 일부 부지(4만4000㎡) 용도를 업무시설에서 유통·상업시설로 변경하는 안을 승인했다. 테크노폴리스에서는 복합쇼핑몰 입점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청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현대백화점의 복합쇼핑몰 ‘커넥트 현대 2호점’이 개관한다.

    현장에서는 전월세를 비롯 매매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용암동 소라공인중개사 사무소의 최운숙 대표는 “청주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 집값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였으나, 지금은 미분양이 거의 없고 분양도 대부분 끝나 프리미엄이 붙었다”며 “테크노폴리스 일대 신축 아파트 분양가는 8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급증에 귀해진 전월세ㆍ매매…793가구 민간임대에 시장 눈길

    청주 아파트 시장도 평당 2000만원 시대에 근접하고 있다. 최근 실거래가 기준으로 흥덕구 주요 신축 아파트가 3.3㎡당 2000만원 선에서 거래되며 지역 시장의 열기를 반영하고 있다. 청약 시장에선 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이 이어진다.

    이에 기존 도심과 택지 지구·산업단지 등과 연계한 자족 생활권 개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부동산 개발 업체 HMG그룹이 개발 중인 청주 신분평 도시 개발 사업 ‘신분평 더웨이시티’다. 청주 서원구 장성동 일대 세 블록에서 총 3949가구 규모로 조성하는 대규모 도시 개발 사업이다. 이달 중 분양하는 1블록 1448가구를 시작으로, 2블록 993가구, 3블록 1508가구가 순차적으로 분양에 나선다.

    ‘신분평 더웨이시티 제일풍경채’는 신분평 더웨이시티 세 블록 중 처음으로 분양에 나서는 1블록이다. 지하 2층~지상 29층 12동 규모, 59~112㎡(이하 전용면적)로 이뤄져 있다. 75~112㎡ 655가구는 일반 분양, 59㎡ 793가구는 민간임대로 공급한다. 민간임대, 일반 분양 순으로 물량이 풀릴 예정이다.

    특히 이 단지는 800가구 수준이 물량이 민간임대로 나와 현지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민간임대 주택은 일반 임대주택과 달리 최대 10년간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하고 임대료 인상률을 연 5% 이내로 제한해 무리한 임대료 상승 우려가 없다. 10년간 거주한 뒤 분양 전환이나 퇴거가 가능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임대보증금 보증을 통해 보증금을 안전하게 반환받을 수 있다.

    청주 일대에서는 일자리 증가로 전월세 수요가 귀해지면서 민간임대를 찾는 수요가 많은 상황이다. 최운숙 대표는 “산단에 근무하기 위해 청주로 들어오는 내국인ㆍ외국인이 많아지다보니 빌라조차 전월세가 아예 없는 상황으로, 매물이 들어오면 방도 보지 않고 바로 계약이 체결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임대는 청주 원주민들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그는 “현재 청주 신축 아파트의 상승세를 구축이 못 따라가는 상태인데, 구축 59㎡에 살던 사람들 중 가격 부담이 적은 민간임대에 가서 10년 뒤 저렴하게 분양받고 싶어하는 수요가 많다”며 “그동안 청주 민간임대 물량은 대부분 30평대였는데 인기가 좋았고 25평 민간임대는 희소성 때문에 기대감이 큰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청주 도심지를 연결하는 2순환로와 17번 국도를 끼고 있으며 1·3순환로와 강서IC와도 가까워 오송생명과학단지, 오창테크노폴리스 등 주변 산업 단지나 오송역으로 차로 3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대전·세종·오송·오창 등으로 이동이 쉽다. 인근에 약 130만㎡ 규모의 분평2지구와 분평·미평지구까지 들어서면 이 지역에는 3만7000가구 수준의 미니 신도시급 주거 타운이 만들어진다./ 청주=pkram@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