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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도 서울 출퇴근 가능!" GTX-B 품고 집값 치오르는 춘천

입력 : 2025.06.23 06:00

[땅집고] 강원도 춘천이 부동산 시장 최대 호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를 내세워 원주를 제치고 ‘강원 제1의 도시’를 공고히 할 수 있을까. 춘천은 강원도청 소재지이고, 철도교통망이 발달해 오래전부터 강원도 대표 도시로 불렸던 곳이다. 그러나 인근 도시인 원주가 혁신도시를 품으면서 인구 유입과 인프라 개선을 이루자, 도내 대표 도시 이미지가 흐릿해졌다. 이런 가운데 춘천에서는 GTX-B 확정 이후 아파트 가격 상승 등 긍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춘천이 교통망 확충으로 재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땅집고] 강원도 춘천 봉의동에 위치한 강원도청사 전경. /카카오맵


■ 춘천 vs 원주 ‘강원 제1의 도시’는 어디?

우선 춘천과 원주는 번갈아 가면서 ‘강원 제1의 도시’ 역할을 해 왔다. 조선시대 강원 최고 행정기관이었던 강원감영은 500년간 원주에 있었다. 근대에 같은 역할을 하는 도청은 1968년부터 춘천에 있다. 이후 한동안 도내 인구 1위 도시였다.

그러다 30년 전, 다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1995년 원주 인구가 춘천 인구를 앞지른 것이다. 1994년 원주 인구는 18만명으로 춘천 인구 18만7000명보다 적었는데, 이듬해 23만7000명을 기록해 인구를 역전했다. 그해 춘천 인구는 23만2000명이었다. 이후에는 원주가 기업도시, 혁신도시로 뽑히면서 인구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다수 공기업을 유치했고 춘천이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인구가 늘었다.

2025년 5월 기준, 원주 인구는 36만2000명으로, 춘천(28만5000명)보다 27% 많다. 도내 유일 30만명 이상 도시다. 인구가 증가한 만큼, 원주에는 신축 아파트가 대거 공급됐다. 혁신도시만 따져도 1만2000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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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올해 상반기 강원도에서 거래된 가격 상위 5개 아파트 현황. /아실

■ 강원 지역 최고가 거래 상위 5개 중 4개가 춘천

원주에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살고 있지만, 여전히 ‘강원 대표 도시’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도청 소재 여부와 수도권 접근성 면에서 춘천이 높은 점수를 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인구 수나 1인당 생산량 등 여러 지수가 더 높아도 도청 소재지라는 행정적 상징성을 뒤집기는 어렵다”며 “부산이 인천보다 인구가 더 적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제2의도시’로 불리지 않나”라고 했다.

[땅집고] 강원도 춘천 온의동에 위치한 '온의롯데캐슬스카이클래스'(왼쪽), '춘천센트럴타워푸르지오'(오른쪽). /카카오맵

더욱이 최근에는 도시별 부동산 가격 격차가 커지면서 아파트 시세도 대표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강원 내에서 가격이 높은 아파트는 대부분 춘천에 있다. 아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강원도 내 최고가 상위 아파트 5개 중 4개 단지는 춘천에 있었다. 1위는 춘천 온의동 ‘롯데캐슬 스카이클래스’가 차지했다. 전용면적 154㎡가 9억5000만원(12층)에 팔렸다. 2~4위 역시 같은 동 신축 아파트들이 차지했다. 5위는 원주 무실동 ‘제일풍경채원주무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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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신축 아파트들은 최근 강원도 부동산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욱 드러내는 추세다. 일부 단지는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 기조를 띠고 있다. 비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것과 대조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125㎡(24층)는 올해 5월 8억4200만원(24층)에 손바뀜했다. 한 달 전 7억5000만원(30층)에 팔렸는데, 한 달 새 9000만원 올랐다. 2015년 준공한 이 단지는 최고 39층993가구 대단지다. 경춘천 남춘천역과 대형마트와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가까워 인프라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옆 단지인 ‘센트럴타워푸르지오’ 전용 84㎡도 올해 3월 8억3500만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매매 시세가 하락했으나, 선호도가 낮은 저층 매물을 제외하면 호가가 6억원이 넘는다. 2022년 준공했으며, 전용 84~120㎡로 이뤄진 총 1175가구 대단지다. 최고 49층 주상복합으로, 층수에 따라 가격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 차이난다. 신고가는 최고층인 49층 매매 계약 건이었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크게 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6월 19일 기준) 춘천 아파트 거래량은 1696건으로, 전년 상반기(1993건)보다 14% 적었다.

[땅집고] 강원도 원주, 춘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추이. /정리=김서경 기자

■ 춘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13달 연속 상승

춘천 아파트 가격 지수는 나홀로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춘천 지역 아파트 매매 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13개월 연속 올랐다. 지난해 5월 96.44를 기록했는데, 올해 3월 100을 넘긴 뒤 5월100.4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원주는 등락을 거듭하면서 올해 5월 99.45를 기록했다.

이는 GTX 등 교통망 호재 영향으로 풀이된다. 춘천은 강원 내 유일한 GTX 정차 지역이다. GTX-B는 인천 송도에서 서울역, 청량리를 지나 남양주 마석까지 총 연장 82.7㎞를 연결하는 수도권 동서축 핵심 광역철도망이다. 올해 1월 가평, 춘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GTX-B 수도권 구간이 완공되는 2030년 춘천 연장선도 개통하는 게 목표다.

[땅집고] 수도권광역급핵철도(GTX)-B 노선. 대우건설 컨소시움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땅집고DB

윤석열 정부가 노선을 확정했으나, 이재명 정부가 사업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GTX-B 정부 지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재 국토교통부가 정차역과 운행 횟수에 따른 사업비 산출과 재원 분담 방식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안대로라면 춘천과 가평이 GTX 사업비를 분담해야 한다.

GTX-B의 경우 민간투자자 이탈로 전 구간 착공이 좌초할 뻔 했으나, 이르면 올해 3분기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2024년 하반기 착공, 2030년 개통 예정이었다.

업계에서는 춘천이 GTX-B에 힘입어 아파트 가격 상승, 인구 유입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GTX를 능가하는 호재를 찾기가 어렵다”며 “춘천의 경우 도내 유일 정차역이라는 것 만으로 여러 이점을 누리게 됐다”고 했다. 이어 “다만, 춘천 내에서도 역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은 온의지구 등 일부 지역만 수요가 꾸준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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